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게 전하는 말
허지원 지음 / 홍익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당신을 설득할 것입니다나도 아직 나를 모르고 당신도 당신 자신을 다 알지 못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낮은 자존감완벽주의죄책감우울감 이 네 가지 주제어를 들며 저자는 자꾸만 스스로에게 무례해지는 우리 자신에게 어쩌면 그 생각이 틀렸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다.


노력하되 애쓰지 말 것, 타인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 것

완벽주의적 불안에 휘둘리지 말 것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 것

당신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 것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세부 주제를 밝히며, ‘틀렸다고 부드럽게 꼬집어주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은 공허한 위로나 낙관주의 없었다그 점에 안도했고 감사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첫 번째 꼬집기노력하되 애쓰지 말 것

높은 자존감을 최적의 상태로 인정하고 강박증처럼 강조하는 시대인 오늘날은자기애착과몰두가 화두인 현재에 반응하는 시간이며 그것은 사람이 언제나 누구나 인정하는 알맞은 상애로 소나무 분재하듯이 맞추려는 씁쓸한 시도가 있다.

이 점에 저자는 개인으로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을 맡지만 나를 괴롭히고 타인의 기대와 시선욕망에 부응하고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일체의 행동을 경계한다그렇다우리는 자신의 몫을 맡아 하고 타인은 그들의 몫이 있고 나름의 평가가 있을 것이다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까지 애쓰는 것은 적당한 가면을 쓰며 사는 우리를 점차 파괴하는 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두 번째 꼬집기타인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 것

자존감이 건강한 수준으로 높은 사람은 나의 진심이 타인에게 받아들여지는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 57쪽 들어가기

우리는 칭찬과 박수받기 원한다다른 한편 비판과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물음은 거부하려는 경향성이 있다전자의 긍정적인 투입만을 받아 내 자존감을 높이고 유지하려는 계획은 내 진심을 몰라준 상대방과 제3자에 대한 실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짚고 넘어간다사실 상대방을 시험하면 자신도 그와 함께 시험에 들기 마련이다시험이 아닌 무비판적 공감이 건강한 관계와 자기인식에 영향을 줄 것이란 희망한 대목이었다.


세 번째 꼬집기완벽주의적 불안에 휘둘리지 말 것

실수는 없고 오류란 내 사전에 존재할 수 없다.’는 무의식적 명제를 많은 성취와 과업달성을 이룰수록 그 함정에 빠질 위험은 높아진다.

본문 71쪽에서 저자가 자존감에 대한 해석을 덧붙인 부분을 보자.

계급장 다 떼고소위 스펙을 하나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과 마주했을 때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곧 자존감입니다.”

스스로의 평가그것은 계급장스펙다른 사람 이전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수용이 어떻게 이루어졌냐.’ 에 달렸다고 생각한다내가 실수할 수 있고 모난 구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용기는 자신을 향한 관대함을 형성할 것이다그리고 완벽이란 허상을 멀리하고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자기 선언으로 이어질 것이다.


네 번째 꼬집기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 것

스치듯 지나간 타인의 말과 행동의 의미를 추적하고지금까지 버텨온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낙담하는 이들순간적으로 부정과 의심이 치고 올라온 상대방의 말이 진짜 그런 의도가 있었다 치자그 의미를 추적하지 않고 의연하게 쳐 내는 것의미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그 사람의 말이 나를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행동과 말로써.

이미 의미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오늘이 지나 내일 아침을 눈 떠 맞이할 수 있다는 것식사를 통해 하루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의미를 추적하려는 행동이 무색해지는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을 나 자신이 늘 하고 있음을 믿기를 바랐다.


마지막 꼬집기당신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 것

이제 당신은 당신의 보호자당신의 책임자. 1인 가족의 가장입니다당신은 이제 당신의 인생을 살아요당신의 가치를 주입식으로 폄하하는 부정적인 사람들이나 환경들과 우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당신이 품위를 잃을 필요가 있는 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185쪽 들어가기


어쩌라고 정신. 저자의 솔직한 언어는 우리가 조금은 뻔뻔해도 된다는 작은 허용이 아닐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는데 그 이상 애쓸 필요도, 나를 옥죄어 괴롭게 하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질 의무는 버립시다. 우리는 가장이니까!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비추어 나를 응시하며 저 문장을 썼다.


높이 올라서 끝없이 더 오르려는 무모함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

낮아져서 뛰어 오르기 위한 자기파괴적 시도와 시험

삶의 종결을 예단하는 자포자기


그 모두를 결박하여 적당히 안 괜찮아도 적당히 괜찮아도 돼딱 그만큼 버티는 당신이 있어서 고맙다.” 며 씩씩한 악수를 건네는 저자와 그의 책.

평범하게 악수를 맞이하면서 서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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