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는 인사말로 사랑을 속삭인다 - 러쉬노벨 로맨스 443
반리 나오 글, 오구라 무쿠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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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고 믿었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유우사쿠는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며 새벽녘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자살을 시도하다 산책을 나온 개와 주인에게 발각된다. 자신은 불행하니 죽게 내버려 두라는 유우사쿠에게 본인이 더 불행함을 역설하던 견주는 기적을 보고 싶지 않냐며 유우사쿠의 눈앞에서 마술을 펼쳐 보이고..

마술을 보다 의식을 잃은 유우사쿠. 눈을 떠보니 자신은 견주의 집에 누워있고 그 옆에는 잠든 견주가. 그렇게 전 마술사 타카나시 에이스케와 자살 지원자 타치바나 유우사쿠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보육 시설에 맡겨진 코우키를 등장 시켜 코우키에게 자신을 투영한 유우사쿠가 결국 자신은 외로웠고 다정한 손길을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과정도 괜찮았고. 유우사쿠가 만났던 남자들이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를 보여줌으로 에이스케의 다정함을 부각하는 것도 좋았는데..

유우사쿠가 에이스케에게 빠져드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지만, 에이스케는 유우사쿠의 어디에 반한 걸까. 설마 본인이 떠안은 빚을 대신 갚겠다며 야쿠자에게 안기거나 AV를 찍겠다는 모습에 반해버린 건 아니겠지.

사랑하는 사람을 사고로 잃은 뒤 마술도 그만두고 불능도 되어버릴 정도로 깊은 상실감을 느꼈을 에이스케가 첫 만남부터 유우사쿠 앞에서는 마술을 선보였다는 것도 참..

에이스케와 유우사쿠의 2바퀴 돈 띠동갑이란 나이 차이도 취향을 벗어났다. 청년과 장년까지는 괜찮지만 중년 X 청년은 좀..

에이스케가 유우사쿠에게 반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던 점과 나이 차를 제외하면 내용은 볼만했기에(데뷔작이 이 정도면 뭐..) 다른 작품이 나온다면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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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당 사건수첩
정재한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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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은 프로파일러 현직은 박수무당 한준, FBI에서 퇴출된 천재 해커 혜준, 흥신소 사장 수철. 이들이 모여 손님의 뒷조사를 하고 신내림이라도 받은 '척' 뛰어난 말빨로 신상을 읊어대니 이보다 더 용한 '가짜' 점쟁이는 없는 거다. 그런데 제목에 사건수첩이 들어갔다. 점쟁이에게 사건이 생겨봤자 뭐가 더 있겠는가 싶었는데 설마 의뢰인의 집에서 귀신을 잡으려던 게 변사체 발견으로 이어질 줄이야.

우연찮은 사건으로 예은과 얽히며 경찰과 공조아닌 공조를 이어가는데 아쉽게도 여기서부터 이야기의 재미가 감소한다. 혜준이 FBI에서 퇴출된 게 게임 때문이라든가(동료들이 본업을 소홀히 해가면서까지 혜준을 이기기 위해 기를 쓰고 게임에 매달린 이유가 대체 뭔데?) 수철이 때와 장소 구분 없이 모형 권총을 들고 다니는 또라이라든지 하는 유치한 설정과 억지스러움도 재미를 반감시켰다.

한준이 임 고모의 뒤를 캐다 들켰으면 관련 자료 관리에 더 신경을 썼을 것 같은데 그걸 정리해둔 노트북을 보란 듯이 놔둔 것도 이해 불가다(설마 본인의 집은 안 털릴 거라 생각한 건가).

임 고모가 수족처럼 부린 구태수의 정체는 반전이었으며 언급하면 스포가 되는데.. 엄마와 할머니밖에 모르던 비밀을 임 고모가 알았으며 그걸 한준도 알아채고 구태수에게 말하는 장면에선 내 눈을 의심했다. 지금 내가 본 게 실화냐.. 충공깽의 느낌.

집에 노트북도 있었고(노트북이 없어도 핸드폰으로도 검색은 가능하고도 남잖아?!) 구태수는 거인증과 피부병이 있었을 뿐 지능 쪽에 문제가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럼 여자, 한 달에 한 번, 피 이 정도 단어로만 검색해봐도 본인이 앓고 있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던)이 뭔지 바로 알게 되었을 텐데. 그게 비밀이랍시고 한준이 구태수에게 털어놓던 장면도 어이없음.. 이건 정말 대체 뭐지??????? 의문만 들더라. 뭐 이런 **같은 진행이 다 있나;;;;;;

설정과 진행이 어이없고 유치한 부분이 많았지만, 아 그래.. 인터넷 소설이었지. 라고 소쿨하게 넘기고. 한준이 프로파일러를 관둔 이유도 나오지 않았고(혜준이 한준을 사기꾼이라 부르면서도 사기행각을 도와주는 데는 한준이 자기 혈육이기 때문.. 말고 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지..) 예은과의 협력도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진 않아서 뒤편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살짝 라이트노벨을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가독성도 나쁘진 않았고 읽히는 템포가 빠른 데다 각각의 캐릭터가 유쾌해서 심심풀이용으로는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책보다는 영상으로 보게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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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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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도 모른 채 결혼식 당일 애인에게 버림받은 남자. 그 후로 30년의 세월이 흐르고 미즈타니는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미호코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말로는 우연이라 하지만 미호코의 친구 페이지에 들어가 댓글을 살펴보고 사진 속 창유리에 비친 얼굴을 확대해보는 둥 자신이 발견한 사람이 미호코가 맞는지 확인하는 모습은 집요하기까지 하다. 답신이 없는데도 계속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2년에 세 통이긴 해도) 미호코가 그린 그림을 프린트해서 벽에 붙여 두는 것도 께름칙하다.

이런 집착심이라면 진작에 미호코의 흔적을 찾아서 연락하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 30년이 지나서야 미호코를 찾은 것(본인은 우연이라고 했지만), 오랫동안 인터넷 같은 것과 인연이 없는 삶을 살았다는 걸 보니 그동안 미호코를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었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호코가 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이후로 10년간은 악몽에 시달리고 이제서야 자신의 안에서 오래전 이야기가 된 것 같다고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라더니 미호코를 죽은 사람 취급하고 뒤로 갈수록 미호코가 자신을 버렸기 때문에.. 미호코와 결혼을 했더라면 자신이 이런 삶을 살지는 않았을 거라고 탓하는 걸 보면 원한이 뼈에 사무치면 사무쳤지 미즈타니 안에서 그 일은 결코 과거사로 끝난 일이 아닌 거다.

미호코가 식장에 나타나지 않고 모습을 감춘 이유는 스포가 되므로 언급은 안 하겠지만, 미호코가 왜 답장을 썼는지는 의문이다. 미즈타니가 암에 걸렸다고 하니 동정심이라도 생겼단 말인가. 초반에야 동정심이었다 쳐도 묻지도 않은 전 약혼녀 유코와의 첫 경험이 언제였는지 구구절절 늘어놓는 이런 기분 나쁜 남자 차단을 하고 페이스북 탈퇴를 해도 부족할 판에 미호코가 꾸준히 답신하는 이유가 명백하지 않다.

엄청난 반전이 있는 소설이라고 홍보하고 도저히 다음 수를 읽을 수 없는 전개라고 했는데 이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다. 뿌려놓은 떡밥도 없이 마지막이 돼서야 미호코의 메시지로 사실은 이랬어~ 라는데 이걸 누가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미즈타니의 복역에 대한 암시는 드문드문 보였지만, 본질이 되는 사건에 대한 복선이 부족하다 보니 결말이 뜬금없게 느껴져 이게 대체 뭔가 싶어 한동안 멍해졌다.

페이지가 적고 책이 작고 글씨는 크고 페이지의 1/3 정도가 여백이라 1~2시간 정도면 완독은 가능하지만, 납득되지 않는 반전에 모든 책임을 미호코와 유코의 탓으로 돌리는 또라이의 자기합리화가 역겨워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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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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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가 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더 강하게 든다.

생활이 어려워서 기초수급 신청만이 살길이지만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난관의 연속이다. 있는 것을 증명하기는 쉽지만 없는 것은 대체 어떤 수로 증명을 해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깐깐한 기준으로 서류 심사를 통과시킴에도 부정수급자가 발생하는 것도 난센스다.

통장의 잔고는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반찬이 없어 맨밥에 조미료를 뿌려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그마저도 금세 동나버렸다. 굶주림을 참기 위해 케이 할머니는 길에서 나눠준 휴지를 씹어 삼킨다. 전기와 가스가 끊기고 수도가 끊기는 것도 시간문제다. 굶주림과 갈증. 어느 쪽이 더 괴로울까.

돌보지 않는 집은 점점 엉망이 되어가고 집안에서는 시큼 달달한 가난의 냄새. 죽어가는 사람이 풍기는 냄새가 난다. 가난이 사람을 병들게 하는 모습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읽기가 힘들었다.

세 차례의 신청을 기각당한 케이 할머니는 아사했고 할머니의 위에는 휴지만 있었다 한다. 서류를 심사했던 공무원 중 단 한 명만이라도 케이 할머니의 신청을 받아들였다면 할머니가 아사하는 일은 없었을 거다. 그래서 복수를 하는 거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게 방치해서 케이 할머니가 서서히 죽어갔던 것처럼 그렇게 죽어가도록.

사실 범인은 도네인 쪽이 납득하기 수월했을 거다. 담당이었던 미쿠모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며 케이 할머니의 신청서를 기각하는지를 봤고 공무원을 폭행하고 방화를 한 죄로 8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으니. 도네의 행동이 옳은 건 아니지만 그의 분노는 이해가 됐다. 그러나 작가의 패턴을 보건대 도네가 범인일 리는 없음.

다른 범인은 도네만큼의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일단 현장에도 없었던 그가 서류 접수를 거부한 공무원이 누군지는 어떻게 알았으며 케이 할머니가 기초수급 신청을 했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았단 말인지.

담당 공무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도네가 수감되어 있을 때 일어난 것도 아니고 출소 후 발생했는데 도네는 어떻게 범죄가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모범수가 되어 출소했는지도 의문이다. 끝까지 도네를 범인으로 몰기 위한 꼼수였겠지만, 도네가 추적한 사람이 범인이 아닌 3번째 타깃이라는 점도 다소 억지스러웠다.

범인이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타깃에 접근하고 어떤 방식으로 방치된 건물로 옮겼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도 아쉽다. 범인은 언제나 범인인 듯 보였던 사람의 주변 인물이란 정형화된 틀은 아쉽지만, 개구리 남자처럼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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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기사 - 러쉬노벨 로맨스 214
Unit Vanilla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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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세계평화를 위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도움을 준다' 이지 미션 하나 수행하겠다고 절벽에 저택을 짓지를 않나 경비행기에 여객선에 헬기까지. 이건 그냥 돈 많은 갑부의 돈 지랄 취미생활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에 후타바의 안경 집착증을 고치겠다고 세운 계획이란 게 안경을 쓴 다카네가 후타바에게 못되게 굴어서 안경 쓴 사람 중에도 나쁜 사람은 있다는 걸 깨닫게 하는 거라니.. 전 세계에서 유능한 인재를 끌어모은 집단에서 나올 법한 계획인가 이게;;;;;; 안경 쓴 사람 중에도 나쁜 사람은 있다, 안경을 안 쓴 사람 중에도 좋은 사람은 있다. 이런 인식을 심어주기 전에 그냥 다카네는 재수 없는 놈. 이런 이미지만 심어줄 것 같은데. 다카네 한 사람이 나쁜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안경 집착증이 고쳐지겠냐?!

후타바의 집착증을 고치기 위한 계획치곤 너무 허술해서 차라리 다카네의 개조를 위한 계획이라고 하는 게 더 들어맞겠다 싶었는데 사실 그쪽이 정답이었다니 이건 정말.. 할 말이 없음이다. 그렇게 막대한 돈을 들인 것도 이런 미션을 진행한 이유도 납득이 안 됐기에 엄청 재미없게 읽었다. 후타바와 다카네의 마음이 연결되는 것도 어이없음. 대체 어느 부분에서 둘이 서로에게 끌린 거냐고.

알프레드가 후타바를 기절(..)시켜 헬기로 데려가고 사실 다카네는 납치범이었음. 나는 착한 사람이라 후타바 널 구해주러 왔음. 으로 계획이 변경되고(기절시켜 데려간 시점에서 알프레드가 납치범 확정 같은데 =_=;;;;) 다카네가 과거의 사건을 극복하고 경비행기에 올라 후타바를 구하러(..) 가는 전개에도 그저 한숨만.. 뭔 흐름이 이따위로 그지 같냐고..

그렇게 비용을 들여 미션을 진행하고 다카네는 가디언으로 정식 계약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후타바라는 소중한 연인이 생겨 어떤 경우에도 후타바를 우선시할 것 같아 가디언을 그만둔다니. 이게 사실은 미션이 아니라 초대형 스케일의 다카네 파트너 찾아주기였던 거냐고. 아.. 제발 납득할 수 있는 전개 좀.. 후기를 보니 이 시리즈는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다는데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유닛 바닐라가 뱉어낸 작품 중(장미와 라이온은 만화라 소설과 비교하긴 애매하고 다른 작품이라 봐야 SASRA 뿐이지만) 이 유리의 기사가 가장 재미없었는데 이게 하필 가디언 시리즈의 스타드네. 첫 단추를 너무 잘못 끼웠어.. 책 표지에 적힌 작가명 순서대로 책이 출판되는 것 같다는 추측이 아니었다면 이 시리즈는 끝까지 사지도 읽지도 못했을 거다. 코쌤의 작품까진 읽겠다는 의지로 버텼어..

개개인으로 보면 괜찮았던 작가들이 모여 범작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졸작을 뱉어내는 것도 미스터리다. 흑역사가 되고도 남을 작품을 더 뱉어내지 않고 유닛의 활동을 접은 것 같아 다행스러운 마음도 들고.. 이 사람들은 앞으로도 뭉치지 말고 개인플레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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