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한국 경제에 대한 55가지 철학적 통찰
이정전 지음 / 토네이도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 우리는 행복해지지 않는가?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해야 하고, 다음엔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었는지 물어야 한다. 사람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으면 사람이 행복을 느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2 달러를 넘어섰으니 행복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오히려 자살률은 OECD국가 1위를 차지한다. 그래서 한국은 행복하지 않은 나라이고 개선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걸까? 그렇다면 한국은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끼는가? 책은 단순히 한국에 관한 문제 아니라 세계가 추구해야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런 행복을 느낄 있을지에 관한 경제학자의 고민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자살율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2007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이는 미국 자살률의 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의 가장 동기는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경제적인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비참한 상황에서 하는 거래를 흔히 절망적 교환이라고 부른다. 사채를 쓴다든지, 몸을 팔고, 장기를 팔고, 자식을 파는 등의 행위가 절망적 교환이라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절망적 교환이 넘쳐난다. [절망적 교환이 존재한다는 , 예컨대 생계를 위해서 몸을 팔거나 장기를 파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징후로 보아야 한다. 살인적인 고금리로 사채를 빌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금융제도나 사회 여러 부문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pg. 66). 절망적 상황을 줄이는 일을 정부에게만 맡길 수는 없기에 시민들, 특히 부유층의 협조가 아주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살율만이 아니어도 한국의 심각성을 보여줄 지표는 많다. 2011 한국개발원은 우리나라의 삶의 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놀라운 것은, 1990년대에 우리나라는 삶의 질에 있어서 중상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2011 발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최하위권에 속한다. 물론 조사에서 이용된 삶의 지표가 다르기에 직접 비교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속적 경제성장을 이루고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는데 삶의 질이 오히려 떨어졌다면 결국 한국은 겉만 번지르르한 나라라는 것인가?

우리나라는 유독 행복하지 못한걸까? 이것이 비단 한국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엄청난 소비를 강요당하고 있다. 소비를 많이 하면 그만큼 욕망이 많이 충족되니까 행복해질거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간다. [춥고 배고플 때는 자기 한몸 추스르느라 정신이 없지만, 소즉수준이 높아져서 일단 먹고 걱정이 없어지면 사람들은 슬슬 주위를 살펴볼 여유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남들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며 어떻게 사는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 ‘남과의 비교 점점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pg. 206) 남보다 잘살고 싶어 하는 욕구나 출세하고 싶어 하는 욕구. 우리의 경제는 이런 욕망을 충족해주기 위해서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지만 이것이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 데는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얼마전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아는 원어민 강사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 한국 아이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뭔줄 아느냐고. 다름 아닌 부럽다 뜻하는 ‘envy’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쓴다고 하더라고. 미국인 강사는 도대체 한국 학생들은 뭐가 그렇게 부러운게 많은 모르겠다며 신기해 하더라.”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한국은 유난히 남들과 비교하는 문화가 퍼져있는 같다. 돈이 많아야 남들이 알아주고 돈이 많은 것이 마치 사람을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빈곤층과 부유층의 격차는 어느 때보다 커서 가난한 사람들의 상실감은 더욱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남들과 비교하지 말라고 하는 무책임한 조언이다. 그보다는 이라는 것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확립과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기회가 필요할 것이다.

오늘날의 자본주위 사회는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오늘날의 경제학은 인류에게 유익한 학문인 것이가? 뭔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있진 않을까? 잘못 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없을까? 책이 질문하고 고민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경제학이 크게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경제학은 심리학과 멀어짐으로써 현실성을 결여하게 되었고, 철학과 멀어짐으로써 방향 감각을 잃었다고. 현실성과 방향성을 잃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궁극적인 목적을 상실한 경제학, 한국, 그리고 인류 책은 이런 현실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읽어보길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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