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가지 질문
잭 캔필드 & 마크 빅터 한센 지음, 류지원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또 이런 책이군...'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다. '1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부터 '50대에 꼭 해야 하는 몇 십 가지' 등등의 식상한 제목의 책들에 이어 이제는 아예 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가지 질문이라니. 답해야 할 질문은 또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자꾸만 뭔가 하라고 강요 받는 것 같아 마음에 부담부터 가지고 읽게 된 책이다. 목차부터 읽었다. 도대체 내가 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0가지 질문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 101가지 질문 중 내가 벌써 나름대로의 답을 찾은 것이 몇 개나 될지도 궁금했다. 비슷한 제목의 책을 많이 읽어왔고 나름대로 인생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며 살았으니 이 중 꽤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하며 별 기대없이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갔다.
 
101개의 이야기 중 첫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나는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사람이 묻는 질문, '나는 오늘 죽어가고 있는가, 살아가고 있는가?'
 
[누구도 정확히 인생을 셀 수는 없다. 또한 남은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해낸다고 한들 그게 인생에서 무슨 대수로운 일이겠는가! 그리하여 인생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충만한 느낌으로만 채워져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나는 뜨겁게 만끽할 수 있었다. 당신이 나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당신이 뜨겁게 살아 있다는 증거들을 생의 모든 순간에서 쉼 없이 찾으라고 말이다.] ([pg. 14)
 
이 구절을 읽고 난 후 나는 한참 동안을 먹먹한 가슴을 안고 생각에 빠졌다. 내가 뜨겁게 살아 있다는 증거들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할 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나는 오늘 죽어가고 있는가, 살아가고 있는가? 인생을 살며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도, 답해보지도 않은 질문들이었다. 그리고 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이 책은 그렇게 첫 이야기부터 인생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 어느정도는 다 안다고 생각했던 내 자만을 깨뜨렸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이 책이 내게 값진 인생을 살기위해서 이러이러한 일들을 해야한다고 말할줄 알았다. 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반대를 말하고 있었다. 삶에는 특별한 행복이란 없다고. 그저 내가 살아 숨쉬는 지금 이 순간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때라고. 현재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행복은 무엇을 성취하거나 가져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찾기만 하면 보이는거라고. 나는 내가 무엇에 행복하고 가슴 설레는지를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어가며 하나하나 찾고 있었다.
 
'여전히 비를 좋아하는가?'라는 제목의 이야기를 읽으며 비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함께 우산 없이 비를 맞아주었던 첫사랑도 떠올려보고, '밤에 쓴 편지를 읽어보았는가?'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항상 내게 편지를 써주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보았다. '나를 처음 알아본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글을 읽으면서 내 인생의 몇몇 멘토들이 떠올랐고, '아버지의 아버지를 기억하는가?' 라는 글을 읽고나서는 나도 누군가에게 인생의 보물을 찾는 법을 가르쳐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101가지 이야기들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내가 잊고 있었던 것들, 잃어버렸던 것들을 찾아주었다. 취업준비라는 치열함 속에 묻혀 오로지 앞만 보며 나아가고 있던 내게 이 책은 길을 잃은 것 처럼 느낄 땐 앞이 아닌 옆을 봐야 한다고 말해준다. 옆에 두고 계속해서 보고싶은 책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다.
 
["고등학생 때 존경하던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 있어. '인생은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간절한 것을 되찾아가는 여행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데브라? 인생이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를 때는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잠시 멈춰 서서 내가 되찾아야 할 간절함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게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싶어. 우리는 매일 잃고, 놓치고, 잊고 살아가쟎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건 새로운 것을 찾는 노력이 아니라 잃어버린 간절한 것을 '되찾는' 지혜에 있을 거야. 자, 눈을 감고 마음을 편하게 갖고 당신이 잃어버린 것들 가운데 가장 간절하게 되찾고 싶은 한 가지를 떠올려봐."...중략..."마침내 나는, 잃어버렸던 나를 되찾았다.] (pg.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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