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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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곧바로 산 것은 책벌레들이란 제목에 끌려서였고, 두번째 강명관 교수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조선의 뒷골목이나 혜원에 관한 책을 재밌게 봤기 때문이다.

책도 참 예뻐서 맘에 쏙 든게 사실이다.

저자는 역사를 만드는 이들은 책을 쓰고, 보급하고, 생산하고, 이를 읽고 독서문화를 만들어내는 이들이라는 입장에서 조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그런만큼 주제는 무척 흥미롭고, 우리가 다 아는 인물들이긴 하지만,

그 인물들이 책을 둘러싼 이야기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다.  

 

고문서, 고서적들, 그에 둘러싸인 인간과 국가 정책 및 당시 사회 분위기도 다시 한번 새롭게 읽게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이라면, 문장이 좀 거칠다. 이를테면 80년대 식 문장이랄까. 간결하다기보다는 단순한 문장이나 논리로 인해 문장이 감상할 만하진 않다. 이 점은 조선시대를 다루는 필력 있는 다른 필자들에 비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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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 사전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한소공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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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사전, 신문의 북리뷰를 읽어보고 곧장 구입했다. 

요즘 중국 작가들의 글쓰기 형식에 매우 관심 있었고, 사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게 무엇보다 끌렸다. 우리나라 작가들은 글쓰기의 새로운 형식을 보여주지 않아, 그 소설 읽기가 반복되는 듯하고, 심드렁해진다. 하지만 외국의 소설가들 몇몇은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을 보여줘 더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그런 방식들을 국내 작가들이 후에 조금씩 변형하여 따라하는 듯하다.

 

마루야마 겐지의 <천일의 유리>, 오르한 파묵의 <내이름은 빨강>을 읽었을 때의 흥미진진한 구성, 최근 읽었던 쑤퉁의 <눈물>을 읽을 때와 비슷한 중국 소설의 흥미로움을 이 책은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언어를 통해 마교 사람들의 삶을 드러내고 문화혁명 당시의 역사를 드러내준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사실 북한이기도 하다. 우리 작가 중에도 북한에 대한 취재를 꾸준히 하면서, 언젠가는 언어사전으로서 북한의 내밀한 풍경들을 담아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가장 먼저 이질적으로 느끼는 것이 언어사용, 그리고 그 언어에 담긴 뜻과 삶의 이해의 차이 등등일 것이다. 즉, 언어가 둘 간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고도 세밀하게 드러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형식이 북한에 대해서 시도된다면 상당히 재밌을 것이라 상상을 하면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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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루의 신화 - 김진송의 역사 실험, 모두의 이야기면서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이야기
김진송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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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송의 역사 실험은 점점 현실에서 환상으로, 리얼리즘에서 모더니즘으로, 직접적인 연구에서 응용적인 연구로 이동하고 있다.

그것은 분명 글쓰기의 자기만족 정신에 충실하게 변모를 모색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역사 쓰기에 소설적 요소를 도입해서 역사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한편, 소설의 진실성을 같이 의심하고 음미해보는 그런 지적 모험에 도취돼 있는 듯하다.

이 책은 강원도 고성군에서 고대 문자가 적힌 점토판을 발견한 대학 때 스승이 어느날 갑자기 죽으면서 그에게 유품으로 남긴 하나의 박스가 전달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독특한 점은 저자가 머리말에서 이것이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그의 스승도 실존 인물이고. 등장하는 고대 점토판 둘러싼 사람들 또한 실존인물이라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그래서 자신은 때로는 소설이란 것이 진실을 말하기 위해 픽션의 형식을 빌릴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머리말에 따르면 이 책은 뭔가 흥미진진한 점토판을 둘러싼 갈등과 추격전, 음모, 이런 것들이 펼쳐질 것 같지만, 스토리라인이 그렇게 박진감 넘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반도의 실재했을지도 모를 고대 민족의 완성된 신화체계와 언어, 그리고 역사를 나름대로 재현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한 역사의 의미, 역사가의 욕망, 같은 메타적인 주제들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원론적인 주장을 펼칠 경우, 그 원론적인 것에 갚할 만큼의 치열하고 깊이 있는 고민이 함께 따라줘야 하는데 질문은 무거운데 비해 대답은 소략하다. 그래서 그가 이 책에서 추구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결론적으로 잘 감이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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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이 있는 풍경
이상엽 사진.글 / 산책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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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느낌이 좋은 책이다.

책을 직접 펼쳐들면 알 수 있다. 내용도 그렇지만, 사진과 디자인도 그렇다.

'레닌' 그 자체는 우리 시대에서, 특히 사회에 나와 있는 나같은 사람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는 사람이다. 즉 풍경, 혹은 역사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좇아 그 풍경들을 따라가면, 새록새록 그 기억과 정신들이 되살아난다.

이상엽이란 작가는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들어진 책은 사진과 글 모두 잘 어우러져 있다.

 

겉 커버를 벗겨내면 그 안에는 새로운 풍경이 또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디자인에 끌림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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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
노대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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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관련 책들은 대부분 사는 나, 지난주 교보문고 갔다가 지른 책 중에 하나다.

노대환이란 작가는 예전에 신병주씨하고 같이 책을 썼던 이로 기억한다.

 

'조선'이란 제목이나 '아웃사이더'란 제목에 이끌린 건 아니었다.

사실 아웃사이더의 제목으론 책이 꽤 나왔는데, 특히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최기숙의 <문밖을 나서니 갈곳이 없구나>가 기억난다. 물론 다른 뜻의 아웃사이더겠지만.

'소신을 건'이란 단어를 보면 오히려 안대회의 <조선의 프로페셔널>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들 프로페셔널 10명은 정말 자신의 소신에 목숨을 건 아웃사이더들이었으니까.

 

소개되는 인물이나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것들이다. 물론 저자의 또 다른 시각이 있겠지만, 그래도 재미로 책을 읽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구미를 더 끌어당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내용이 괜찮다. 또 중간중간에 짧은 글들도 쉬어가는 글로 읽을 만하다.

편집도 괜찮다. 책은 예쁜 편이다. 물론 대부분의 조선시대 책들이 그렇듯이 도판의 새로움은 없다.

그래도 저자의 책이 오랜만에 나와서 반갑게 집어들었다. 반 조금 넘게 읽었는데, 나머지 글들도 계속 재미있게 읽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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