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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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 교수에 대한 호기심은 물로 

책의 이미지와 제목이 맘에 들었다. 두께는 얇지만 기대는 컸다.  

일본 잡지 같은 이미지로 고민하는 힘을 젊은 이들에게 불어넣어줄 것을 크게 기대하긴 했다.  

하지만 기대에 많이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나처럼. 

일단 문학평론적인 형식과 자기고백과 계발이라는 메시지가 잘 어울리지 못해서 읽기가 어려웠고, 문장도 딱딱하다.  

그리고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들이 되풀이된다.  그럴듯한 변주도 이어지지 않고.  

그런 점에서 크게 기대하지 말고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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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블로크 - 역사가 된 역사가
올리비에 뒤물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에코리브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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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 학자들이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가끔 평전류를 내놓긴 하지만  

성인이 돼서 진지하게 독서를 하려고 하면 한 인물에 대한 전기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몇몇 인문출판사들이 외국 작가들의 전기를 번역해 내놓는 것이 그나마 정말 다행이다 싶지만, 그마저도 드문드문 있는 일이긴 하다.  

농촌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역사가 마르크 블로크의 저서들도 오래전부터 알려져왔고 또 번역돼왔지만, 그의 삶과 학문 전반을 치밀하게 파고든 전기라는 점에서 이 책은 남다르다.  

 

흔히 그렇듯 한 사상가나 학자에 대해서 오로지 그가 쓴 저술만으로 그 학자를 알기 힘들때가 있다. 그의 학문이 형성된 배경이나 그의 삶, 그가 품어왔던 생각들과 당대의 상황들을 알지 못하면, 그 학문조차 제대로 접근하기 힘들다.  

 

올리비에 뒤물랭이란 작가가 블로크에 대한 전기를 쓰려 하자, 주변 사람들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주변에 잘 알던 사람들 중 일부는 블로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했고, 또 그 아들은 아버지의 생활에 대해 낱낱이 알고 있지 못해 완전한 증인으로는 자질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혹시나 왜곡될까봐 두려워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길을 택하진 않았다.  

 

그건 블로크의 학문을 우리가 조명하고 있듯이  

그 역시 현재 우리 시대에 진지하게 읽어야 할 역사가이며, 우리에게 현재 말을 걸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파고들어야 할 인물인 것이다.  

 

블로크의 저서가 너무 방대해서 그동안 접하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조금 알아본 후 그 저서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만큼 잘 씌어진 전기 한 편이 주는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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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다 괜찮다 - 공지영이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공지영.지승호 지음 / 알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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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공지영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글쎄요..."라고 답할 것 같다.

그냥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나 혹은 '친구'가 내 취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로서도 그랬다. 작가는 "천재적인 면이 있어야 한다"(이런 생각이 잘못됐을지 몰라도, 나는 음악가와 작가는 천재적인 사람들만 주로 즐겨본다. 그 많은 작품 가운데 좋은 작품만을 읽기에도 시간은 모자라기 때문이다)고 나는 생각해왔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야 물론 많지만, 특별한 필요가 없다면 그들 작품을 굳이 내가 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공지영의 작품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그녀의 작품이 평범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이 소중한 건 그녀의 삶 자체가 갖는 호소력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거기서 건져올린 진실함 때문이다. 모든 삶이 아름답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모든 사람이 감동을 주기란 어렵다. 정말로 정의롭고 자유롭게 살아서 감동을 주는 인생도 있지만(요즘 들어 읽은 책 <에릭 호퍼, 길위의 철학자>가 특히 그랬다), 공지영 식으로 살면서 한마디 한마디도 내뿜어지는 말들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내 주위 여자들도 공지영을 말할 때면, 세 번 이혼했다는 특별함(?)과 세 번이나 이혼했다며 보통 사람만도 못하다는 생각, 그 두가지 잣대로 바라보곤 한다. 어쨌든 두 가지가 오묘하게 뒤섞여 나는 그녀가 참 평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공지영을 읽는 이유는 아마도 그녀가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특별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삶에서 문득 자기자신으로부터 위안을 받고 싶은 이라면, 타인으로부터 쓰다듬어지고 싶은 이라면 공지영의 책이 그 한 부분을 채워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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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꿈꾸는 자들, 그대들은 하나다 - 박수정의 남미 변두리 여행기
박수정 지음 / 이학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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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라 하면 이성형 교수의 책들을 읽었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남미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만 아무래도 문학과 영화로만 더 많이 접했었다.

그런데 여행가가 아닌 좀 다른 시선으로 썼다고 해서 단번에 구입했는데 결과는 무척 실망이다. 즉 굳이 책으로까지 낼 필요가 있었나 싶다.

 

개인 블로그에 연재하고 이냥저냥 아는 사람들이 들어가보면 좋을만한 글들.

이 작가를 모르는 사람의 경우 그녀의 평범한 경험과 감상들을 굳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가를 보니 문학동아리에서도 활동한 것 같은데 문학적인 글쓰기는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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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 도시 그리고 추억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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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읽다보면 자연히 옛날 문학작품들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런데, 그 그리움이란 건 당대에 특정한 이념이나 사회적인 상황, 그리고 그 시대에 유행했던 문체 스타일이나 소설의 기법 같은 것이라기보다는 인간 보편에 가닿는 것으로 매우 뛰어나며 그 시대에도 충분히 호소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호소력 있는 작품 같은 것에 대한 감정이다.

예전엔 재밌게 읽었지만, 지금 보면 좀 상투적이고 식상한 소설과

예전에도 재밌게 읽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좋을 만한 소설이 요즘 한국에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일상에 대한 요즘 한국의 소설들은 그 작가적 특징을 구별하기도 어렵지만, 시끄러운 수다 같을 때가 많다. 그런 작품들에 질린 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아주 사적인 성장기이지만, 이미 이 책 한 줄 한 줄에 밑줄을 긋고 있다.
그만큼 먼 나라의 사람과 먼 시대의 사람이지만, 우리 마음을 매번 건드리곤 한다.
그리고 경험하진 못했지만, 이 작가가 겪었던 향수 속으로 빠지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일으킨다.

좋은 책들은 사실 디자인이 좋지 않아도 좋게 읽힌다. 아무리 이미지의 시대라지만, 내용이 좋으면 눈감아줄 수 있는 것들은 당연하다. 바로 이 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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