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꿈꾸는 자들, 그대들은 하나다 - 박수정의 남미 변두리 여행기
박수정 지음 / 이학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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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라 하면 이성형 교수의 책들을 읽었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남미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만 아무래도 문학과 영화로만 더 많이 접했었다.

그런데 여행가가 아닌 좀 다른 시선으로 썼다고 해서 단번에 구입했는데 결과는 무척 실망이다. 즉 굳이 책으로까지 낼 필요가 있었나 싶다.

 

개인 블로그에 연재하고 이냥저냥 아는 사람들이 들어가보면 좋을만한 글들.

이 작가를 모르는 사람의 경우 그녀의 평범한 경험과 감상들을 굳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가를 보니 문학동아리에서도 활동한 것 같은데 문학적인 글쓰기는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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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 도시 그리고 추억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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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읽다보면 자연히 옛날 문학작품들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런데, 그 그리움이란 건 당대에 특정한 이념이나 사회적인 상황, 그리고 그 시대에 유행했던 문체 스타일이나 소설의 기법 같은 것이라기보다는 인간 보편에 가닿는 것으로 매우 뛰어나며 그 시대에도 충분히 호소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호소력 있는 작품 같은 것에 대한 감정이다.

예전엔 재밌게 읽었지만, 지금 보면 좀 상투적이고 식상한 소설과

예전에도 재밌게 읽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좋을 만한 소설이 요즘 한국에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일상에 대한 요즘 한국의 소설들은 그 작가적 특징을 구별하기도 어렵지만, 시끄러운 수다 같을 때가 많다. 그런 작품들에 질린 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아주 사적인 성장기이지만, 이미 이 책 한 줄 한 줄에 밑줄을 긋고 있다.
그만큼 먼 나라의 사람과 먼 시대의 사람이지만, 우리 마음을 매번 건드리곤 한다.
그리고 경험하진 못했지만, 이 작가가 겪었던 향수 속으로 빠지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일으킨다.

좋은 책들은 사실 디자인이 좋지 않아도 좋게 읽힌다. 아무리 이미지의 시대라지만, 내용이 좋으면 눈감아줄 수 있는 것들은 당연하다. 바로 이 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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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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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곧바로 산 것은 책벌레들이란 제목에 끌려서였고, 두번째 강명관 교수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조선의 뒷골목이나 혜원에 관한 책을 재밌게 봤기 때문이다.

책도 참 예뻐서 맘에 쏙 든게 사실이다.

저자는 역사를 만드는 이들은 책을 쓰고, 보급하고, 생산하고, 이를 읽고 독서문화를 만들어내는 이들이라는 입장에서 조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그런만큼 주제는 무척 흥미롭고, 우리가 다 아는 인물들이긴 하지만,

그 인물들이 책을 둘러싼 이야기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다.  

 

고문서, 고서적들, 그에 둘러싸인 인간과 국가 정책 및 당시 사회 분위기도 다시 한번 새롭게 읽게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이라면, 문장이 좀 거칠다. 이를테면 80년대 식 문장이랄까. 간결하다기보다는 단순한 문장이나 논리로 인해 문장이 감상할 만하진 않다. 이 점은 조선시대를 다루는 필력 있는 다른 필자들에 비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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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 사전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한소공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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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사전, 신문의 북리뷰를 읽어보고 곧장 구입했다. 

요즘 중국 작가들의 글쓰기 형식에 매우 관심 있었고, 사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게 무엇보다 끌렸다. 우리나라 작가들은 글쓰기의 새로운 형식을 보여주지 않아, 그 소설 읽기가 반복되는 듯하고, 심드렁해진다. 하지만 외국의 소설가들 몇몇은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을 보여줘 더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그런 방식들을 국내 작가들이 후에 조금씩 변형하여 따라하는 듯하다.

 

마루야마 겐지의 <천일의 유리>, 오르한 파묵의 <내이름은 빨강>을 읽었을 때의 흥미진진한 구성, 최근 읽었던 쑤퉁의 <눈물>을 읽을 때와 비슷한 중국 소설의 흥미로움을 이 책은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언어를 통해 마교 사람들의 삶을 드러내고 문화혁명 당시의 역사를 드러내준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사실 북한이기도 하다. 우리 작가 중에도 북한에 대한 취재를 꾸준히 하면서, 언젠가는 언어사전으로서 북한의 내밀한 풍경들을 담아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가장 먼저 이질적으로 느끼는 것이 언어사용, 그리고 그 언어에 담긴 뜻과 삶의 이해의 차이 등등일 것이다. 즉, 언어가 둘 간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고도 세밀하게 드러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형식이 북한에 대해서 시도된다면 상당히 재밌을 것이라 상상을 하면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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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루의 신화 - 김진송의 역사 실험, 모두의 이야기면서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이야기
김진송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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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송의 역사 실험은 점점 현실에서 환상으로, 리얼리즘에서 모더니즘으로, 직접적인 연구에서 응용적인 연구로 이동하고 있다.

그것은 분명 글쓰기의 자기만족 정신에 충실하게 변모를 모색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역사 쓰기에 소설적 요소를 도입해서 역사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한편, 소설의 진실성을 같이 의심하고 음미해보는 그런 지적 모험에 도취돼 있는 듯하다.

이 책은 강원도 고성군에서 고대 문자가 적힌 점토판을 발견한 대학 때 스승이 어느날 갑자기 죽으면서 그에게 유품으로 남긴 하나의 박스가 전달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독특한 점은 저자가 머리말에서 이것이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그의 스승도 실존 인물이고. 등장하는 고대 점토판 둘러싼 사람들 또한 실존인물이라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그래서 자신은 때로는 소설이란 것이 진실을 말하기 위해 픽션의 형식을 빌릴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머리말에 따르면 이 책은 뭔가 흥미진진한 점토판을 둘러싼 갈등과 추격전, 음모, 이런 것들이 펼쳐질 것 같지만, 스토리라인이 그렇게 박진감 넘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반도의 실재했을지도 모를 고대 민족의 완성된 신화체계와 언어, 그리고 역사를 나름대로 재현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한 역사의 의미, 역사가의 욕망, 같은 메타적인 주제들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원론적인 주장을 펼칠 경우, 그 원론적인 것에 갚할 만큼의 치열하고 깊이 있는 고민이 함께 따라줘야 하는데 질문은 무거운데 비해 대답은 소략하다. 그래서 그가 이 책에서 추구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결론적으로 잘 감이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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