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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나의 정원 ㅣ 뜨인돌 그림책 55
비르기트 운터홀츠너 지음, 레오노라 라이틀 그림, 유영미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8년 2월
평점 :
나의 할아버지는..
작년 이맘 때 즈음, 우리와 함께 계셨더랬다.
“내가 이뻐, 예성이가 이뻐?”
하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우리 예성이가 겁나게 예쁘지.
했다.
첫손주는 자신의 자식보다 약 열 배쯤 예쁘다던데,
그 첫 손녀인 나보다 내가 낳은,
자신의 첫 증손주를 약 백 배 쯤 예뻐하셨다.

두 해가 지난 지금도
내 아이의 5살에서도 6살의 이야기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은 늘 한결같은데.
그래서 더더욱 선명해지는 추억에서
행여, 너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왕할아버지에 대해 자꾸 되묻는다.
.
아이는...
"왕할아버지느은~~~자꾸 나보고 우리 꼬추꼬추 했찌이~~~"

아이와...나의 할아버지를 꼭 닮은 책을 받았다.
프리델 할아버지와.
손주 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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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시간이 흐를 수록
매일 다른 모습으로 서로를 기억한다.
할아버지의 약해지는 기억에 비해
성장할 수록 선명해지는 피도의 기억에
...
그래서 더더욱 둘만의 이야기가 더 특별한지도 모르겠다.
프리델 할아버지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도,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잡힐 수 없는 무언가로 자신을 감싸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피도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으려 애쓰는 할아버지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 애쓴다 생각한다.

아이와 잠자리 책으로 열 번은 읽었나보다.
읽을 때마다 다른 감정에
웃기도 하고
슬픈 것 같다고도 하고
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물어보기도 한다.
아이가 말했다.
할아버지가 잊어도 괜찮단다.
피도가 기억하니까.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읽어서 다 알고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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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할아버지의 눈에는 고 콩알만 한 녀석이 잘 달리는 것도 기특하고,
밥 한 그릇 다 비우는 것도 신통한 일이다.
심지어 오줌도 시~원하게 눈다고 영특한 녀석이라고 했다.
나의 꼬꼬마가
자신이 ‘할아버지’라 부르는 사람 보다
더 나이가 많고, 더더 주름살이 많은 나의 할아버지를 처음 인식한 날.
아이는 사람의 피부가 얼마나 더 고불고불해 질 수 있느냐고 물었었다.
그 조그만 입에서 왕할아버지를 부르는 소리가.
자꾸 기억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