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경고장 소원잼잼장르 1
정명섭 외 지음, 박은미 그림 / 소원나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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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늦은 저녁.

 


보고는 싶으나 화면은 제대로 쳐다 볼 수 없었던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무슨 강의라도 챙겨보듯 그 시간만 되면 꼭 동생을 소환하거나, 부모님을 불러 옆에 앉혀놓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어떤 전설일지에 대한 기대감. 매 주 새로운 이야기에 재미도 있었지만 MSG같은 자극적인 귀신, 시체 등등의 이야기는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았다.

 


지극한 효심에 시체 다리를 구해 부모님께 드리거나 자신의 손가락을 베어 쓰러진 노인을 구하는 장면은 감동보다 상상했던 것들이 장면이 되어 다가올 때의 섬뜩함이랄까. 그 감정으로 잠을 청할라 치면 왜이리 밤마다 천장에서 그 화면이 오버랩 되는지. 그래도 다시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어린 시절 그 무서운 걸 보면서 소리 지르는 나나, 옆에서 함께 봐주었던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전설의 고향’은 어른들도 아이도 온가족이 함께 ‘즐겼던’ 장르였음에 틀림없다.

 


요즘 아이들에겐 이런 tv 프로그램보다 유튜브가 더 가까울 테니 사실, 영상으로 보는 공포는 글로 보는 것보다 확실히 강하다. 마음의 준비 없이 맞닥뜨리는 장면은 기술이 더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하게 되니까.

 


그런데 영상만큼 임팩트(!) 있는 오싹한 책을 발견. 우리 꼬꼬마가 봐도 되는 책인지에 대한 고민도 잠시. 자신이 먼저 읽고 이야기를 해준다는 데. 대략 키워드는 이러함.

‘문방구. 고양이. 쥐. 꼭두각시. 소원. 지네요괴’..

 


어릴 적 내가 알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소재를 보니... 세대 차이 인가 싶기도 하고 실제 이야기는 결코 흔하지 않은 색다른 ‘무서운 이야기’시리즈 이다.

생각해보니 꼬꼬마도 나도 이런 장르의 책은 처음! 비슷한 작품을 생각해보니 탐정소설 정도였던 거 같다.

 

180페이지 4편의 이야기를 담은 ‘오싹한 경고장’은 초등 동화 장르로 구분되어 있지만 표지만 살짝 바꾼다면 성인 단편집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핫한 작가들의 동화라... 네명의 작가들 약력만 봐도 새롭고 또 새로운 느낌이다.

 


어느 작가의 이야기 중에서 어린 시절 조부모님들에게 들었던 공포 이야기 대부분이 인간의 욕심과 욕망으로부터 나온 것이라 깨달았다고 하는데.. 범죄의 원인이 이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래, 참으로 동의한다.

 


<회색인간>김동식 작가의 작품이 실려 있다는 게 더 반가웠고, 이런 장르에 최적화된 작가라 한편이라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등장인물이 아이들이라는 것 빼고는 어른들 세계나, 아이들 세계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면서.

 


우리 꼬꼬마는 하나도 안 무섭다!!! 라며! 호언장담했으나!


삽화에 오들오들 떨었던 건 비밀로 해주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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