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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까 봐
김지현 지음 / 달그림 / 2020년 7월
평점 :

늘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합니다. 제 성격이 그렇습니다.
아주 쿨하게 아주 심플하게 살고 싶어도 잘 안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몇 번 쓴 맛을 보고 나니 더 쿨해지진 않더라고요,
이런 성격에 저희 아버지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생각하며 살라 조언하십니다.
현재를 즐기라는 남편의 카르페 디엠도 역시 같은 의미겠지요.
지금의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잘 들여다 봐야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사람 사이, 그 관계맺기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면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요즘은 그 시작이 예전보다는 쉬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작이 쉽다고 그 관계의 깊이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관계를 이어가려 노력하는 수고는 좀 덜어진 하는데.
이게 또 성격 탓이겠지요. 그 안에서도 여러번 고민합니다.
상대의 반응, 그리고 나도 어쩌면 그 가벼운 관계중 한 사람이 아닐까라는 걱정.


김지현 작가의 ‘비가 올까봐’는 최근 들어 받아본 선물 중 가장 마음에 든 책이었습니다.
표지부터, 그리고 판화에서 느낄 수 있는 거칠지만
색도 배경도 군더더기가 생략된 심플한 그림.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출판사 서평엔 우산을 쓴 주인공을 ‘B씨’라고 칭하네요.
저는 제목을 또 달리 보기도 해봤어요.
‘비가 올까봐’를 ‘B가 올까봐’로 말이에요.
주인공은 비가 올 것을 대비해 늘 우산을 쓰고 다니지요. 자신을 알아보기라도 할까봐? 아님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걸까요? 어쩌면 반대로 우산 안에서 가장 편해서 일지도요.
하지만 정말 비가 오기 시작했을 땐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B씨’는 조금 편안한 모습으로 얼굴을 드러냅니다. 정작 늘 준비했던 우산은 다른 누군가에게 빌려주고요.
다시 돌아가서.
저는 그 누군가가. ‘B씨’를 기다린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했답니다.
내가 내민 손이 누군가에겐 기다리던 특별한 만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의미가 되는 삶이
어찌보면 그리 멀지 않은 인연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특별했고,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책이었습니다.
저는 몇 권을 더 구입해 제가 좋아하는 이들에게 주려 해요.
작가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특별한 클래스도 준비하고 계신 걸 알았네요.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함께 할 수 있었을 텐데. 무척 아쉽습니다^^
다음 작품을 기다려보려고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