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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재밌다. 예전 오헨리 단편과도 비슷한 묘미가 있다고나. 결국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딪혀보는게 삶의 연속인거 같다. 제자리에서 아무리 떠들어봤자 어디로도 가지 못한다. 정신병원이든 어디든 이 지긋지긋하고 제멋대로인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바래본적이 수도없다. 하지만 어딜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답답하다. 뭔가 늘 갈증상태다. 정말 원하는 것은 웬지 절대로 얻을 수 없을것만 같다. 정말 원하는게 뭔지도 모르겠다. 살아있으니깐 살아있는다. 베로니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자극없는 삶. 도무지 변화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스릴이라고는 코빼기도 안비추는 삶이다. 그렇다고 모험을 하자니 타성에 젖어버려 배짱은 볼펜뚜껑 만해졌고, 계속하자니 숨만 쉬는 삶이다. 죽는다. 죽어버린다. 컴퓨터 포맷하듯이 원래대로 돌아간다. 죽음이 우릴 놔주질 않는다는걸 알고나서야 자살의 실패는 엉뚱한 결과를 낳는다. 죽음이 코앞이면, 자살할 이유가 없다. 그녀의 자살은 지긋지긋한 반복되는 삶에 대한 염증이었으니깐. 조만간 그럴필요가 사라진다. 그렇게 미래가 없다라는 걸 알고나니 오히려 자유롭다. 결국 사람을 구속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래다. 미래가 있기에 우리의 선택은 늘 자유롭지 못하다. 저축을 하고 보험에 가입한다. 별 관심도 없지만 미리미리 사람들과도 친해진다. 나이 더 먹기전에 결혼할 짝도 찾는다. 미래가 있으니깐, 미래에도 안정적이고, 편안하기 위해서 현재의 일부분을 저당잡고,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들은 미리미리 포기해버린다. 선과 악을 떠나서 재미없는 삶이 되버린다. 재미가 없으니 인생이 지옥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옥처럼 살지 않기 위해 준비해온 모든 것들이 지옥을 만들어버렸다. 삶이 곧 무덤이 되버렸다. 삶은 그냥 재밌게 살려는 의도만 가지고 있어도 재밌는 거다. 아주 작은 것도 재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다. 더 큰 것을 욕심내거나,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말 막 살아보고 싶다. 계산하지 않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