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볼 밀리언셀러 클럽 106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남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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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집에서 도망쳐 자신만의 가정을 이루지만, 자신의 무분별한 욕망의 결과로 딸아이를 잃고 만다. 범인은 누구인지 전혀 짐작도 가지 않는데, 작가는 잘도 범인들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가능성들을 보여준다. 다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괴이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이고도 비극적이다. 불륜이란 것에 대해 늘 드는 의문이 그것이 정말 진짜 절실한 사랑이기에 불륜이라도 어쩔 수 없는건지, 아니면 불륜이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으로 변하는 건지에 대한 것이다. 분명 바람을 핀 상대와 새로운 가정을 이룬다 할지라도 변함없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열정이 식어버리고나면 그게 그거인거 아닐까. 여주와 그 불륜 상대남은 궁극적으로 뭔가에 대한 끝없는 자유를 원한다. 도대체 어디로부터 자유인걸까.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부터인가, 아니면 주는대로 받아와서, 이제는 그 의미를 찾기 힘든 수동적인 자기자신의 현실인가. 정작 딸아이가 사라진 사건 자체는 사실상 소설에서 별 큰 의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여주가 정말로 원했던 것, 지향했던 것, 그리고 그와는 다르게 제멋대로 움직이는 세상의 현실에서의 괴로움이 볼만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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