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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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지막에 정말 그 사람까지 죽을줄은 몰랐다. 굳이 죽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호의 존재는 항상 의문이다. 호가 뭔가 큰건 하나를 해줄줄 알았는데, 호는 그저 도구일 뿐이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그러니깐 소설속 하나의 장치랄까. 물론 캐릭터의 역할 자체가 결국 작가의 하나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캐릭터라하면 어떤 욕망이 있고, 목적이 있고, 의도가 있으며 어느쪽으로든 나아가는 방향과 성질이란게 있어 살아있는 캐릭터라는 이미지를 주는 법인데, 호는 그저 순진무구한 아이로 특정한 성격이란게 잡히지 않아, 아 그냥 뭔가를 드러내주기 위한 통과장치 같은 역할이 전부나라고 느꼈다. <사랑방손님>의 옥희보다도 어떻게보면 이야기구성상에서 낮은 위치다. 그러니깐 실제로는 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이 더 주인공들에 가깝다. 물론 소설 전반적으로 누가 주인공이냐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운 소설이다. 호를 꼽기에는 뭔가 빈약하고, 다른 사람을 꼽기에는 흘러가는 전체 사건의 중핵을 맡고 있지는 않다. 사건은 주요인물들의 손을 떠나서 높은 양반들 손으로 알아서 진행중이고, 그 외 사람들은 그저 실컷 개인의 무력감만을 맛볼 뿐이다. 그 어쩔수 없는 느낌, 그리고 절망감. 파헤쳐 보았자 바꿀 수 없는 거짓들뿐이다. 누가 옳다 그르다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힘이 든다. 아무튼 그 시대는 그런 시대니깐. 결국 끝이 안보이는 부조리에 참지 못하고 복수를 감행한 것은 그나마 통쾌했던 장면이다. 슬픈 결말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한계로 가득 찬 세상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은 사람을 위하고 사람을 생각하며 사람을 살린다...전체적으로 정말 깔끔하며 잘 써진 소설이라고 느꼈다. 대사도 하나하나 살아있어, 읽는 내내 거의 지루함을 못 느꼈다. 끝에가서 너무 많은 이들의 죽음에 아쉼움을 느끼지만 읽는 동안은 정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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