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내용은 추리소설로서 진부하다면 진부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냥 기분전환 삼아 읽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던 것 같다. 이중구조의 반전도 어떻게 보면 어디선가 써먹었던 수법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저택 살인사건이라고 제목을 지워놓고, 막상 저택이 맡은 역할이란 논리적인 추리하고는 상반되는 형이상학적인 일련의 예고, 징후같은 것일뿐,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추리소설로서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부분도 없잖아 있다. 추리소설이란 결국 모든게 이성적으로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모든 미스테리와 비밀을 파헤쳐내는데 그 쾌감이 있는 것이니 말이다. 게다가 살인의 동기라는 것도 뭐랄까 상당히 추상적이다. 물론 작가 나름대로 소설 전반 곳곳에 그에 대한 암시를 계속 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걸로 결국 살인이라니, 좀 더 공감할 만한 현실적인 연결고리는 아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다시 읽는 추리소설이라 그런지 재미있게 읽었다. 범인은 과연 누굴까, 범인의 의도는 무엇일까..뭐 그런 호기심을 계속 충분히 자극시켜만준다면 추리소설로서는 최저 합격점은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