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꿈이 없는걸 - 꿈을 갖고 키우게 도와주는 책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20
오미경 지음, 이효실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넌 꿈이 뭐니?"

"넌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닐까요?

그 물음에, 어린 저 역시도 자신있게 뭐라 대답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특별히 못하는 것도, 그렇다고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었던 아이...

정말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어떤 문제나 말썽 한 번 없이 정해진(?) 대로 잘 자라왔지만,

수도 없이 생각하고 고민해봐도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없었던...

그래서인지, 이 책은 어린 제 모습이 생각나 더 읽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오미경 작가의 <난 꿈이 없는 걸>은 아이 스스로 꿈을 갖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쉽고 재미있게 또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생활동화랍니다.

 

 

 

아무런 의욕이 없어보이는 이 아이... 바로 주인공 은찬이예요.

은찬이는 여러 학원과 학습지들로 늘 지쳐있고, 뭐든지 하기 싫어하고 귀찮아하죠.

 

 

 

학교에서 학급 꿈나무를 만들기 위해 친구들은 모두 종이 나뭇잎 위에

"나의 꿈"과 "꿈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로 가득 채우고 있는데,

은찬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되고 싶은 게 없어요.

그래서 그냥 빈 나뭇잎을 내려다,

움직이지 않아도 되니 덜 귀찮을 것 같은 "주차비 받는 사람" 을 적어낸 은찬이 -_-;

 

 

 

학원에서 돌아온 은찬이는 식탁 위에 놓인 김밥 재료를 보고

갑자기 가슴이 마구 뛰고, 뭔가 특별한 걸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당근과 시금치를 모~두 넣어서 만든 태극 김밥!!

하지만, 자랑스럽게 들어보이는 은찬이에게 엄만 화만 낼 뿐이죠.

 

뭐든지 귀찮아하는 은찬이를 위해 엄만 "나은찬 바꾸기 대작전"도 펼쳐보지만,

갖은 방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은찬이는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해요.

학교에서도 친구들은 은찬이를 그림자처럼 취급하고,

축구를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모둠 활동을 할 때도

아무도 은찬이랑 함께 하려하질 않아요.

대신 별명만 자꾸 늘어났어요.

귀찬이, 나무늘보, 굼벵이, 거북, 꿈틀이, 투명인간, 유령...

 

 

 

여름방학 하루 전, 언제나 은찬이 편이 되어주시는 할머니가 집에 오셨어요.

기운 없이 축~ 처진 은찬이를 본 할머니는 당장 시골로 데려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잠시도 쉴 틈 없던 학원과 학습지들에서 드디어 해방된 은찬이!!

하루종일 뒹굴거려도 아무 잔소리도 없고,

할머니랑 함께 밭에도 가고, 개울에서 물놀이도 하고...

그러는 사이 은찬이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집에서는 일어나기 힘들었던 은찬이가 여기서는 저절로 눈이 떠진다고 했을 때,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할머니는 이렇게 말해요.

"마음의 짐이 눈꺼풀도 누르고, 어깨도 누르고, 팔다리도 무겁게 하는 겨.

우리 강아지, 얼마나 짐이 무거웠으면... 즛쯧!"

우리 은찬이.. 정말 많이 힘들었나 봐요 ㅠㅠ

 

비가 와서 할머니와 부침개를 만들어 먹기로 한 은찬이는

야채를 보니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할머니를 위한 특별한 전 만들기!!^^

손자의 특별한 전이 너무 맛나다며 칭찬하시는 할머니에게, 은찬이가 말하네요.

"할머니, 저 나중에 크면 요리사 될까요? 요리하는 게 재미있어요.

재미난 생각이 술술 떠오르고, 가슴도 콩콩 뛰어요."

그렇게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알게 된 은찬이는 드디어 "요리사"란 꿈을 갖게 됩니다!!

물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얻고 말예요^^

그렇게 할머니와의 한 달이 지나 집으로 돌아온 은찬이는

"귀찬이"에서 "힘찬이"로, 정말 몰라보게 달라졌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년에 초등 입학하는 아들을 둔 엄마로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은찬이의 지친 마음과 엄마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실 은찬이는 꿈이 없는 아이가 아니라는 거예요^^

단지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것 뿐이죠.

은찬이는 음식재료들을 보면 가슴이 뛰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샘솟는 아이였지만,

아마 엄마의 기대(?)에 맞지 않았던 것도 같아요.

그래서 지지받지 못했던 게 아닐지...

 

은찬이 엄마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결정적으로 은찬이 엄마에게는 큰 잘못이 있었죠.

수많은 학원과 학습지들로 은찬이는 이미 지치고 무기력해 있는데,

아이를 좀더 씩씩하고 활기차게, 그리고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또 다른 학원을 보내거든요.

늘 은찬이 생각은 묻지도 않고 결정한 다음 밀어붙이는 엄마의 태도가

은찬이를 더 힘들고 아프게... 그래서 결국은 무기력한 아이로 만들어버린 게 아닐까요?

 

요즘은 뭐든 일찍부터 많이 시키는 것도 사실이고,

또 그런 분위기 속에서 행여나 내 아이가 뒤쳐지진 않을까 걱정되는 것 또한 사실이예요.

거기에 맞벌이가정인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어딘가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원이든 어디든 돌릴 수밖에 없다는 말도 하거든요.

어쨌든 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 입장이지만,

학습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무언가 아이의 숨통을 트이게 할만한 통로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저희 아이도 작년까진 학습지든 학원이든 정말 아무것도 안 시켰는데,

올해 7살이 되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 태권도와 영어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작년부터 미술도 너무 하고 싶어했는데 미루고만 있다가

지난 달부터는 미술까지 보탰네요 -_-;

사실 전 지금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어서 내년에 뭔가 다른 하나를 더 한다고 하면

그땐 지금 하고 있는 것 하나를 줄이고 시킬 생각이랍니다.

그것 역시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충분히 조율해봐야겠죠?^^

 

저희 아인 원래 꿈이 "화가" 랑 "과학자" 인데요,

이 책을 읽고 나서 하나 더 추가됐어요! 은찬이의 꿈인 "요리사" ㅋㅋ

전 어떤 꿈이든 한 번도 돼, 안 돼.. 를 얘기한 적은 없어요.

단지 즐기면서 하라고, 그러다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이죠.

제 아이가 이 다음에 뭐가 될지는 저도 참 궁금하지만,

아이가 정말 원하는 꿈이 있다면 늘 응원해주고 지지해줄 생각입니다^^

 

 

 

우리 은찬이도... 이제 자신의 꿈을 위해 뭐든지 잘해나가겠죠?^^

 

남들보다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자신의 꿈이 뭔지 고민하고 있는 아이라면,

그리고 내 아이의 꿈을 열렬히 응원해주고 싶은 부모님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해요.

어쩌면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비슷해서 200% 공감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내 아이의 생각을, 내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