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 - 슬픔 대신 감사로 인생을 바꾼 우리 엄마 김희아
김희아.양태석 지음, 최정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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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운 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언젠가 <강연 100℃> 라는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는 김희아씨...

얼굴의 반이 붉은 반점으로 덮힌 채 태어나 보육원에서 자라고,

스물다섯 살에 나머지 반의 얼굴마저 암이 생겨 얼굴뼈를 들어내는 큰 수술을 한 그녀...

그 때도 김희아씨 강연을 듣고 참~ 아프고 눈물났던 기억이 있는데,

얼마 전 다시 한 번 그 강연을 찾아서 보게 됐어요.

역시 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더라구요 ㅠㅠ

 

"엄마" 라는 존재에 대해 전혀 알지도, 느껴보지도 못하고 자란 그녀가

예쁘고 소중한 두 딸의 엄마가 되면서 얼마나 "엄마"가 그리웠을까...

아프고 힘들 때마다 "엄마"를 찾는 우리처럼, 얼마나 "엄마"를 불러보고 싶었을까... 

 

그런데, 그녀의 강연이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 속에는 긍정이 있고, 희망이 있고, 무엇보다 감사가 있었거든요.

그녀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예쁜 사람"이었어요.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이렇게 다시 책에서 만나보게 되었답니다.

 

주니어 김영사에서 나온 <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는

김희아씨와 두 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프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행복한 동화입니다.

 

실제 초등 5학년인 큰 딸 예은이가 우연히 엄마의 오래된 일기장을 보게 되면서

엄마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엄마를 더 사랑하게 되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보면서 또 한 번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읽는 내내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김희아씨는 아마 본인도 많이 아팠을 테지만,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수군거림 때문에

행여 자신의 두 딸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고 해요 ㅠㅠ

그런 엄마지만, 큰 딸 예은이는 엄마의 아픈 모습보다 "엄마"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힘이 나고 행복한 아이예요.

 

어느 날,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형마트 정문에 들어섰을 때 예은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마스크 벗어요. 벗어도 나 하나도 창피하지 않아요."

그 순간 희아씨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그렇게 말해 줘서... 정말 고맙다, 예은아."

 

 

 

 

 

엄마의 일기장에는 어린시절의 아픈 기억들이 참 많아요.

 

한 번은 물감과 스케치북을 사달라고 딱히 말할 사람이 없어

미술 준비물을 챙겨가지 못했는데,

그 때 담임선생님께서 준비물 안 가져온 사람은 앞으로 나오라고 하더니

반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앞에 서 있는 희아를 그려라."

 

얼굴 한쪽에 큰 반점이 있는 어린 희아의 얼굴 49개가 공중에 떠 있는 걸 보는 순간,

그 전까지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남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지 그제서야 알게 되었고,

무지무지 부끄럽고 마치 혼자 벌거벗고 서 있는 것 같았다고 해요.

한참 예민했을 어린 희아에게... 이 날의 일은 얼마나 깊은 상처가 되었을까요? ㅠㅠ

그런데, 희아에겐 그 상처를 위로해 줄 사람이... 바로 엄마가... 없었어요.

오늘 나한테 그런 일이 있었노라 맘껏 울며 일러바칠, 그런 엄마가 말이죠.

그래서 늘 혼자 눈물을 닦아야 했기에 더 슬펐던 희아...

 

    

 

 

 

학교가 일찍 끝나고 단짝친구와 문구점 앞에서 돈이 없어

그저 맛있는 군것질거리를 바라만 보다 그만,

혜천원 점심시간에 늦어버린 적도 있었죠.

뒤늦게 식당으로 달려가보지만, 아무도 희아를 생각하고 밥을 남겨놓지 않았어요.

이 순간에도 그녀는 얼마나 절실히 엄마가 그리웠을지...

 

그런 그녀에게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원자가 생겨 정말 기뻤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후원의 밤 행사 때, 희아의 얼굴을 본 후원자는

"희망 잃지 말고 열심히 살라"는 말을 남기고, 결국 그 이후로 후원을 끊어버렸어요 ㅠㅠ

 

그래도 살아야했기에... 그렇게 많은, 아픈 시간을 버텨온 희아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자리가 마땅치 않았지만,

당시 보육원 원장님의 배려로 보육교사가 될 수 있었어요.

그 때부터 희아씨는 자신의 얼굴에 있는 붉은 반점으로 인해

오히려 차별의 감사를 알게 되었고,

이후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어요.

 

 

 

 

 

비록 많은 사람에게 상처받은 희아씨지만,

자신의 바람대로, 단지 남보다 조금 더 큰 점일 뿐이라며

외모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희아씨를 사랑하고 예뻐해주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또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쁘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속 깊고 예쁜 두 딸 예은이와 예지가 있어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이제 자신의 소원대로, 방송에 나와 멋진 강연자로서 당당하게 일어섰고,

또 그 이면에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 그 동안 정말 하고 싶었던 말들도 할 수 있었죠.

이 모두가 희아씨가 택한 바로 그 "감사의 씨앗"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요?

 

<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라는 제목은

희아씨의 딸 예은이가희아씨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희아씨 자신이 엄마에게도 똑같이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우리 아이들에게도 김희아씨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아직 어린 두 아이들 눈에 좀 이상해보였는지 처음에는 꽤 놀란 눈치였어요.

"엄마, 이 사람... 얼굴이 왜 이래?" 하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묻는 아이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천천히 설명해주었더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네요.

"아~ 장애가 생겨서 그런 거구나..."

 

"장애"란 단지 몸이 조금 아픈 거라고 알고 있는 우리 아이들...

이 책을 통해 장애를 좀더 바르게 이해하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도 김희아씨를 통해 제 자신과 삶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김희아씨의 감사하는 삶...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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