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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사이드 - 생태학살자, 몬산토와 글리포세이트에 맞선 세계 시민들의 법정투쟁 르포르타주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목수정 옮김 / 시대의창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게는 생태학살(에코사이드)을 자행할 권리도, 미래 세대가 살아갈 땅을 훼손할 권리도 없다.
21세기 초부터 우리는 수만 마리의 가축들을 살처분이라는 잔인한 종말로 몰아가는 속수무책의 전염병들이 지구촌을 휩쓰는 현상을 주기적으로 목격하고 있다.
공장식 축산과 더불어 글리포세이트에 적셔진 유전자조작 사료를 먹고 성장한 가축들은 면역체계가 약화된 상태다.
그 어떤 전염병에도 그들은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가축들 수만 마리를 생매장하는 고통스런 행위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다.
자본에 대한 맹신에서 세상이 깨어나지 않는 한, 인류가 스스로를 파괴하고 지구를 파괴하는 속도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앞설 것이다.
과학이 발전을 거듭해도 그것을 사용할 사람들이 ‘공존’의 방식을 외면하는 한 인류는 현명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죽음의 제초제가 사라져야 땅이 다시 생명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단순한 진실을 실천하는데 필요한 것은 생명에 대한 사랑뿐이다
2016년 10월 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별한 재판이 열렸다.
15개국에서 온 30명의 증인이 참석했고 아르헨티나의 의사,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농부, 멕시코의 양봉업자, 과학자, 수의사들이 증인으로 나섰다.
피고는 세계 최대 종자 회사인 미국의 몬산토였다.
이 재판은 국제 사회에서 공인되지 않은 비공식 시민 법정이었다
시민법정의 대변인은 이 법정의 목적이 몬산토가 환경과 인간에 끼친 위해 혐의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몬산토 법정이 열리기까지의 전후 과정을 취재한 기록이고 동시에 글리포세이트의 피해사례와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몬산토는 베트남 전쟁 당시 고엽제의 일종인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 수십만 톤을 제조했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숲과 농촌 지역에 제조체로 뿌려졌고 그 결과 480만명의 베트남인들이 제조체에 노출됐고 이중 40만명이 죽거나 장애를 입었고 50만명의 기형아가 태어났다.
몬산토는 살충제, 냉각제, 단열재로 쓰였던 폴리염화 바이페닐(PCB)도 개발했다. 이 물질은 독성이 확인되면서 전 세계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1974년에는 발암 유해성 논란이 있는 제조체 ‘라운드업’을 출시이다.
이 제초제의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는 시판 후 40년 만인 2015년 WHO 국제암연구센터에서 ‘발암 물질’로 가까스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저자는 단순히 그 폐해만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의 종식을 위해 우리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협하는 “에코사이드”, 즉 생태학살을 저지하는 세계 시민 행동을 이야기 한다.
몬산토 법정은 다국적 농화학 기업을 심판대에 세웠지만 그 너머에는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반하는 범죄를 국제 형사법의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태 학살(ecocide)을 ‘인도에 반하는 국제범죄’의 하나로 규정해서 처벌하자는 것이다.
에코사이드는 지구상의 생명체와 해양과 대기, 극지와 같은 지구의 공동 자원, 초국가적 가치를 지닌 모든 생태 시스템에 지속적인 위해를 가져오는 행위이다.
에코사이드는 지상의 생명체가 의존하는 생태 시스템을 파괴하고 지구의 안전과 그 정주 가능성을 위협하며 지구 생태계에 피해를 가함으로써 평화와 인류에 위협이기때문에 가장 엄중한 범죄의 하나로 인정되어야 한다.
2019년 오스트리아가 글리포세이트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 시켰고 다음 날 독일은 글리포세이트의 사용을 2023년 말까지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