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독점에 반대한다
미셸 볼드린, 데이비드 K. 러바인 지음, 김평수 옮김 / 에코리브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 제약회사가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지적 재산권의 배타적 권리를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가난한 국가는 돈이 없어 사질 못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어 간다면 그래도 지적 재산권은 지켜져야 하는 권리일까?
비상업적인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 정부가 저작권을 무시하고 특허권자의 동의 없이 특허 약품의 복제를 강제로 실시한다면?
카피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소유권을 주장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가소롭기 짝이 없다. 태양 아래 인간의 지적 구성물들 가운데 어느만큼이 순수하게 제 것인가. 또 모든 위대한 정신은 카피라이트를 무효로 만들어버렸지 않은가. 나는… 인류가 공유해야 할 문화정보를 사적 소유의 잠금쇠로부터 풀어내고자 하는 지금의 카피레프트운동을 지지하며, 인터넷이나 방송 등에서 내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카피레프트를 허용한다는 것을 밝힌다. 하기야 시에 무슨 가격이 있겠는가마는.”(황지우)
저작권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늘 '그렇다'고 답한다.
재화의 사적 소유를 반대하니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응답이긴 하다.
지적 재산권에 반대하는 카피레프트 운동은 지식의 배타적, 독점적 소유에 반대하며 지식에 대한 접근권을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보장 하는 평등한 공동체를 지향 한다.
지적 생산물은 공유되어야 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권은 디지털 시대의 기본권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인간과 생명의 존엄성과 기본권이 지적재산권보다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지적 생산물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다양한 가치와 자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IPLeft 선언문 중에서)
지적재산권이 재산권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탓에 무조건 배타적으로 보호해야 하고 권리자의 허락 없이 이용하는 것은 도둑질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프랑스 혁명당시 부르주아계급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재산권을 개인의 ‘불가침의 인권’으로 인정하고 권력이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소유의 개념을 배타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인 재산으로 국한시키려고 하였고 소유의 또다른 방식인 공유와 점유의 개념을 탈각시켜 버렸다.
저작권은 15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처음 나왔는데 정부가 세금을 확보하기 위해 인쇄업자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인쇄에 관한 배타적 권리를 준 게 저작권의 시초다.
저작권 제도의 시작은 창작자의 보호가 아니라 정부와 인쇄·출판업자의 이익을 위해 생겨난 것이다.
이후 베니스 에서도 저작권자가 작품의 권리 자체를 서점주 조합에 파는 형식의 지적재산 거래가 이루어 졌고 서점주가 저작권자의 작품을 인쇄해 막대한 돈을 벌어 들였다.
오늘날에도 거대 다국적 기업은 자신의 독점적 이익의 관철과 권력의 재생산을 위해, 지적 재산권의 전세계적 수용을 강요하면서 제3세계 후발업체에 대한 폭력적인 착취를 이어가고 있다.
재화가 그러한 것처럼 누군가가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 지식은 해당 사회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의 업적이 누적된 결과일 수밖에 없고 지식은 본질적으로 공공재이다.
지적재산권 제도를 거부하고 지식의 공적소유를 확대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오늘날에도 이루어 지고 있다.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그것이다.
개발자들은 저작권에 대한 대안으로 공유권을 제시한다.
"당신은 이것을 복제할 수 있지만 당신에게서 이것을 제공받은 사람도 또한 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구를 프로그램에 첨부하고 복제가 계속 이루어지도록 사용자를 돕고 이를 통해 저작권을 거부하도록 요구한다.
이들은 자신의 지적 생산물을 자신만의 재산으로 여기지 않는다.
지적재산권을 독점하려는 세력에 대한 저항이고 사회적 자산으로 축척하고 공유하려는 움직임이다.
교육과 생산, 교환과 신용을 발전 보급시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권력과 재산을 만인의 소유로 하기에 적합한 제도의 창설을 목표로 한다.(1871년 빠리꼬뮨 ‘프랑스 인민에 대한 선언’ 중 재산권 관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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