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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사랑학 수업 -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남녀에 관한 집단적 통념은 남녀를 이편과 저편으로 갈라놓습니다.
이는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낫다는 전제를 내포하죠.
그리고 둘의 관계를 본디 적대적인 것으로, 즉 내가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가 어떻게든 ‘져줘야’ 한다고 느끼게 합니다.
게다가 엄청난 노력만이 둘의 차이를 좁힐 수 있다고 암시합니다.
우리는 평생 동안 서로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다고 말입니다.
이것은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녕 남녀만의 문제일까요?
두 여성이 서로 사귄다면 두 사람은 서로를 완벽하게 꿰뚫어 볼 수 있을까요?
단지 두 사람이 성별이 같다는 이유로요?
여자 커플은 애정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자동적으로 비켜가게 될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자가 원했던 책의 제목은 On Love: Gender, Sexuality, Identity..인데 원제인 The Case for Falling in Love도 한국판으로 오면서 선택하기 힘든 책 제목이 되버렸다.
비판이론과 정신분석학 전문가이자 페미니스트 문화비평가인 마리 루티의 책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국판 저자소개에는 페미니즘과 퀴어이론 전무가라는 소개가 빠져있다.
인터뷰에서는 문화비평가로서 자신을 포스트페미니즘시대를 페미니스트 관점으로 비판한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 책은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틀에 박힌 오해를 넘어서 섹스와 젠더 그리고 정체성을 기반으로하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힘은 단어와 단어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 놓여있는 저자의 관점과 사상에 있다. 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라캉이나레비나스 프로이드의 이론으로 비판하고 퀴어이론을 기반으로 섹스와 젠더의 벽을 허문다.
사랑이라는 당근을 사용하면서 서로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관계맺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물론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죠.
하지만 인간은 사랑에 미칠 때에야 비로소 온전함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 안의 결핍은 즐거움과 생기와 가능성으로 다시 충만해집니다.
인생은 그제야 의미를 되찾죠.
일상의 스트레스와 짜증은 뒤로 물러납니다.
발걸음은 가뿐해지고 불안도 사라집니다.
말솜씨도 좋아져 말속에 지혜가 넘쳐납니다.
우리는 더 이상 풍랑 이는 바다의 작은 조각배가 아닙니다.
외려 작은 연못의 큰 배가 되죠.
저자가 예를들어 말하고 비판하는 미드 중에 본게 없다는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