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하나님? - 원수시편 이해 구약사상문고 8
에리히 쨍어 지음, 이일례 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님, 주님은 복수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복수하시는 하나님, 빛으로 나타나십시오.(시편 94편 1절)

우리는 구약성서의 시편에서 ''적개심'과 '폭력'이 가득 찬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 세계는 사랑과 용서를 이야기하는 예수의 윤리와 어긋나고 충돌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제1성서(구약)의 하나님과 제2성서(신약)의 하나님을 구분하거나 제2성서의 윤리적 가치를 제1성서보다 우위에 놓기도 한다. 
신학자들은 개인적 고백으로 치부하거나 유대인의 단편적인 하나님 이해로 해석한다.

복수의 하나님? - 원수시편 이해는 저주/복수를 기도하는 시편에 대한 교회의 오랜 몰이해와 오용을 지적하고 역사비평과 정경비평을 통해 시편 시인의 보복 간구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한다.

원수시편은 고통스러운 처지에 있는 시인과 원수의 관계,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주제로 삼는다. 
과격하고 폭력적인 언어와 어조로 자신이 겪는 고통의 근원인 원수에 대한 보복을 하나님에게 간구한다. 
더 나아가 시인은 자신의 처지를 외면하고 도움을 베풀지 않은 하나님을 향한 원망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원수시편을 통해 우리가 만나야 하는 것은 그들의 잘못된 하나님 이해나 편협한 신앙이 아니다.

우리는 먼저 그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해야 한다. 
우리는 욥의 친구들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지 않고 악이 창궐한 세상속에서 구조와 권력 그리고 누군가로 인해 비통함과 좌절속에 빠진 그들의 상황을 이해할때 비로서 그들의 기도가 이해될 수 있다.

시인들이 증오하는 원수는 제국이거나 권력일때도 있고 악인이거나 친구 혹은 이웃일때도 있다.

복수와 저주를 기도하는 시편은 해결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유일한 희망이 하나님뿐인 사람들의 목소리이고 신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절규하는 이들의 간구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폭력, 정확히 말하면 본질적인 삶의 실재로서 일상의 구조적 폭력과 우리를 대면시킨다.

원수시편은 억압받는 사람들, 기댈사람도 의지할 곳도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예배중에 울려퍼지고 낭독되어져야 한다.

하나님의 정의를 간절히 갈망하는 기도이며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응답해야할 간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