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을 당할지도 모를 사람이 매사 조심하고 의심하는 게 성록 력 예방이 아니다. 성폭력 예방 주사는 사회 구성원 모두 맞아야 하는 게아닐까? 내 아이가, 내 친구가, 내 가족이, 내가 성폭력을 당할지도 모른못하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이 겪어내고 극복한 일을 영웅담처럼 시다. 그런 우리가 또한 이 사회다. 성폭력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바꿔서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에 관해 좀더 쉽게 말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사회를 만드는 것.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키우는성교육을 하는 것. 아이들과 여성들이 혼날까 두렵거나 부끄러워 말하지 못하는게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이 겪어내고 극복한 일을 영웅담처럼 시원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진짜 예방 주사가 되지 않을까? - P126
"오늘이 전국의 고3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을 보는 날이죠, 지금 수능 시험장을 향하는 학생들과 함께 계신 부모님들께서는 어깨도 토닥여주시고, 너무 긴장하지 않고 시험 잘 보도록 따뜻한 말 한마디도 해주시면 좋겠어요."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은 그때의 라디오 방송 멘트, 택시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진행자의 말이 나를 더욱 초라하게, 불쌍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나도 저런 부모 밑에서 자랐으면, 그랬으면 어땠을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데 주체할 수 없었다. 차창을 바라보며 고개를들어올렸다. 울고 있는 것을 들키면 갑자기 차를 세우고 내리라고 할까봐 걱정됐다. - P159
이런 경우 말하고 난 뒤가 더 중요하다. 사람들의 반응이 영 아니었다 하더라도 움츠러들지자.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안전장치 없이 내가 말하고 싶은 대상에게, 내가 말하고 싶은 때 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해낸 느낌이었다. - P186
"자기 상처의 깊이에 갇혀 ‘뭐 저걸 가지고 힘들다고 난리야?‘ 그런생각을 넘어설 때 너는 진짜 멋진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거다.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상처로 아프고 힘든 것이다. 네가 가장 힘든 건 아니다." - P188
상대방의 반응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하고 난 뒤의 내 반응이었다. 상대방도 상대방이지만 내가 괜찮으면 괜찮다. 중요한 것은 ‘노출 뒤 내 마음은 어떤가?‘라고 생각한다. 내가 시원하고, 내가 편안한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노출의 중심에는 언제나 자기자신을 두는 게 좋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 P188
꼭 타인과 벌이는 싸움만은 아닐 수도 있다. 자기 자신하고도 처절하게싸우고, 이겨야 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들이 다가오면 피하지 말기를 바란다. 싸울 때는 상대가 타인이든 나 자신이든 열심히, 끝까지 싸우는 게중요하다. 시작했다가 물러서거나 참으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되고, 점점 위축될 수 있다. - P201
그러나 지금의 시간을 여유롭게 보낸 뒤, 어느 날 내가 툭 털어놔도 서로 놀라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내 욕심일까? 아무튼 난 정말 어느 날 자연스럽게 당신 앞에서 ‘툭 터놓을 거다. 세상의수많은 ‘수연‘이들이 터놓을 수 있게 좀 놀라지 말아줬으면 한다. 그리고성폭력 당했다고 그 사람들의 인생이 끝장난 것은 아니니 너무 불쌍히여기지 말아주면 좋겠다. 또 하나, 당신에게 부담주려고 하는 이야기는아니니 절대 부담 갖지 마시기를.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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