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박한 공기 속으로

 

현실감이 넘치는 이야기에 속도감 있는 문장들이었다.

나는 어쩌면 재밌는 이야기에 몰두하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는 전혀 유쾌할 수가 없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도 작가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있다. 충분히 그들을 이해할 수가 있다. 어쩌면 독자들은 타인의 고통을 유희하고자하는 악취미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것을 주의하고자 했을 것이다.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영혼들의 숨소리가 느껴지고 작가의 죄책감에 압도되었다.

전혀 유쾌할 수 없었지만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다.

정상을 보고 그냥 되돌아 갈 수 없었던 그들처럼.

 

산을 올라간다는 것을 삶을 살아가는 것에 비유한다. 도전과 열정과 자기희생과 정상을 두 발로 밟고 일어서는 인간의 위대함을 그리기위해 우리는 그 비유에 감탄하고 실행한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그 비유는 어쩌면 적당하지 않다.

살아있으니까 산을 오르는 것이다. 산을 오르려면 살아야한다. 살아있기 때문에 산을 보고 산을 올라간다.

결과 위주의 사고는 어쩌면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이 소설에서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은 중간에 되돌아갔던 사람들이다. 산의 정상을 밟기 위해 열정과 도전을 했던 사람은 미련하고 둔하다. 되돌아감은 겁쟁이가 아니다. 용감함이다. 어쩌면 되돌아간 사람들은 정상을 밟았던 사람들보다 더 깊은 열정이 있었을 것이다. 다시 산을 오르기 위한 열정말이다.

 

산을 올라간다는 것, 삶을 산 다는 것, 열정이라는 것, 꿈을 꾼다는 것,

나는 미래를 꿈꾸기 보다 과거를 추억하고 싶다.

내 안에 들끓고 있는 작위적인 이상과 열정이 두려워졌다.

높은 산의 꼭대기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기 보다 깃발을 흔드는 바람을 보며 기도하고 싶다.

두 가지의 인생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것은 무엇일까?

카첸중가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위대하다. 그래서 두렵고 파괴적이다.

(2015.5)

 

현실감이 넘쳐 육체에 문장감이 전해진다.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쓰는데에는 1달이 넘는 시간이 있지만 그 간 종종 그 끔찍했던 사건들에 대해서 종종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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