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동시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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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여행은 그곳을 찾았던 그 순간의 다만 한번으로 끝나는 것도 그것으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마음속에서, 끝없는 반복으로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시 태어난다. 나의 삶에 지금이 끝없이 나를 찾아오듯 여행은 내 마음의 시간으로 다시 자주 놀러 오는 그때 그 친구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저자의 전작 <여행에서 문화를 만나다>에 이은 또 다른 세계 기행문이다. 저자는 국어국문 박사를 수료하고, 한국과 중국에서의 교수로도 활동했다. 등단 이후 시 부문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자신의 시도 이 책에서 다수 수록되어 있다. 


시인이어서 그런지 문학 기행이지만 문장과 문체가 매우 문학적이다. 여행서이기도 하지만 한 권의 문학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저자는 프롤로그 첫 문단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게 있어 문학과 여행은 나이면서 나를 바라보게 하는 어떤 대상이다. 이 두 개의 현으로 연주되는 일상은 하프로의 선율로 흐르는 음악이요, 슬픔, 우울 같은 삶의 그늘마저 태양으로 빛나게 하는 그림이다.”


‘문학’과 ‘여행’을 통해서 스쳐 지나간 순간의 느낌과 감정들을 저자만의 문체로 표현한다. 담고 싶은 문장들이 많다. 


저자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드라큘라>, <달과 6펜스> 등의 유명한 작품의 작가들 즉, 브론테 패밀리, 괴테, 서머싯 몸 등이 머물렀던 영국, 이탈리아, 타이티, 크로아티아, 중국, 일본 등을 방문하면서 경험들을 저자만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곳곳에서 찍은 사진도 포함되어 있는데, 사진의 크기가 조금 작아 아쉬웠지만, 여행서일 뿐 아니라 한 권의 문학 작품으로서도 추천한다. 




책 속의 문장들 


바람이 가을을 쓰고 있다. 낙엽에 불려 온 가을이 모든 곡나에 살고 있다. 이 가을 속에 내 삶이 만드는 또 하나의 집을 지어야겠다. 여행은 낯선 곳에 마음이 가끔씩 가서 쉴 정신의 집을 짓는 것이라 생각한다. (p.12) 


여행은 그 많은 시간과 장소가 교차하는 낯선 곳의 꽃들이다. 그리고 예술가들은 예술적 영감으로 작품을 통해 거기 새롭게 태어난다. (p.55)


사람들은 여행에서 일상생활에 없는 무엇을 구하고 즐기고 싶어하고 베네치아는 생활 속의 결핍을 마음껏 채워주는 것들로 가득하다.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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