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인간에 맞지 않는. 구로사와이즈미. 아르테. 374쪽 (2021)



#메피스토상수상작

#심리서스펜스소설



어느 날, 내 아이가 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청년들이 하나 둘 인간이 아닌 형체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는 개로, 물고기로, 곤충으로... 말이지요. 이 변이를 사회는 ‘이형성 변이 증후군’이라고 진단하는데요. 이 진단을 받으면 사회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여겨, ‘사망 진단서’를 끊어줍니다. 



이 병은 보통 은둔형 외톨이, 니트족으로 살아온 청년들에게 많이 나타났습니다. 나중에는 청년층이 아닌 세대에게 나타나기도 했지요. 


 

소설의 주인공 유이치도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은둔형 외톨이로 살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벌레로 변합니다. 끔찍하게 벌어진 아들을 부모는 사랑할 수 있을까요? 



유이치의 아빠는 사회가 용인하기에, 그 변해버린 아들을 대하며 내다버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엄마만은 이 문제를 끝까지 직시하며, 유이치를 보호하면서, 자신을 성찰해 갑니다. 엄마의 내면 깊숙이 어떤 변화가 이루어졌을까요? 그리고 벌레로 변해버린 유이치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엄마의 성찰 과정 속에 부모로서 자식을 대해왔던 과정과 그의 내면이 솔직히 그려집니다. 그 과정 속에서 부모들은 아마 자신의 내면을 많이 돌아볼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리고 사회가 어떻게 우리 자녀들을 대해왔는지도 돌아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은둔형 외톨이로 변해버릴 수밖에 없었던 자녀들의 속마음은 어떠할지도 소설은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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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소설을 읽고 많이 울었습니다. 제가 엄마이기도 하지만, 벌레로 변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목소리들이 너무나 들려졌기 때문입니다. 사회 뿐 아니라 심지어 가족 또한 사회와 똑같은 시선으로 아이를 몰아세우고, 닦달하면서 얼마나 무수히 그들을 아프게 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있지 못했는지 이 소설을 통해서 반성하기도 하고, 그 아픔이 조금이라도 느껴져서 저 또한 아팠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태어날 때는 건강하기만 하면 소원이 없다고 하지만, 크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또는 부모가 이루지 못한 것을 대신 아이에게 짐 지우며 무수히 비교하고 판단하며 무수히 아이를 몰아세우지요. 부모만은 가족만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공간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그가 있는 그대로의 그로 존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엄마가 바라는 이상만 이루면 아들은 그일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왜 세상에 태어난 것일까? (p.354)


벌레가 되고 싶어. 모두가 기피할 모습을 가진 작고 볼품 없는 벌레가. 그렇게 되면 아무런 감정도 없이 때려 잡아줄 테니까. 몇 십년이나 살아남지 않아도 될 테니까. (p.340) 


단지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살아 있어주는 것만으로 기뻤던, 막 태어났을 때처럼, 많은 걸 바라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아이가 보내는 신호는 절대로 놓치지 말자.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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