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거저보기 : 서양철학 편 한빛비즈 교양툰 13
지하늘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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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교과서에 자를 쭉쭉 그어가며 달달 외우던 철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사상이 있었다. 그때는 시험에서 서술형 답안이 도입되던 때였는데 초창기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저 교과서 문장을 그대로 외워서 똑같이 쓰기만 하면 만점이었다. 그런 식의 공부를 했기 때문인지, 내가 크게 관심이 없었는지는 몰라도 졸업 이후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하여 홉스, 루소, 칸트 같은 철학자들의 사상은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상태의 흩어진 지식의 파편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러니 이런 사상들의 흐름이나 연결, 철학자들 간의 관계 같은 것은 더더욱 알 리가 없었다.

 

인문학 거저보기_서양철학편은 이렇게 이름 정도만 대충 알고 있던 철학자들의 삶을 재치있는 웹툰 형식을 통해서 보여준다. 사실 이 책의 저자를 보고 흠칫 놀랐는데 99년생의 아주 어린 작가였다. 요즘 같은 시대에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딱딱하고 어려워 보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웹툰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는 점도 놀라웠다. 계속해서 읽다 보니 이제는 중고등학교의 교재들이 이런 식으로 바뀌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철학이라는 것이 굉장히 고리타분한 옛날의 이야기 정도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살아가면서 이것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나를 구성하는 삶과 사회를 살아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문화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끊임없는 나의 무식함과 싸워야 했다. 아무리 최첨단의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거에 대한 분석없이 미래만을 보며 나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모든 철학자들의 모든 사상이 다 옳지는 않았다는 것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한 점이다. 그 시대 그 사람의 경험이 그 사상에 굉장히 중요하게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느 연령대의 누가 읽어도 좋겠지만 특히 아동청소년, 청년들에게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맺음말에서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서양철학 인물사다 라고 하며 철학자들의 삶을 공부하는 게 철학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책을 읽어나가며 이 말이 참으로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사상에 먼저 접근하기보다 그들의 삶에 먼저 접근함으로써 왜 그 사상이 나오게 되었는지 이해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의 내용이 아주 깊지는 않다. 하지만 서양 철학을 훑어볼만한 하나의 입문서로서는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요즘 서양철학보다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동양철학은 책 한권 읽기가 더 만만치 않다. 혹시나 작가님이 동양철학에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만들어주시면 참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 본 포스팅은 한빛비즈 리더스 클럽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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