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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산책 - 생명은 하나입니다
김성란 지음 / 목수책방 / 2018년 1월
평점 :
노을공원시민모임의 활동기록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한문장한문장이 모두 와 닿아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유해식물'에 대한 성찰,
나무를 심는 것에서 시작되는 평화에 대한 성찰,
그리고 나무심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날 만한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성찰.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고,
식물에 대한, 자연에 대한 나의 태도를 돌아봤다.
생태감수성을 한 껏 끌어올려주는 책이며 마음이 차분해진다.
사두고 여러번 읽어야할, 두고두고 음미할 책이다.
41 삶을 자신을 완벽하게 만들어 가는 여정으로 여기는 이에게 부족함은 결핍과 무능의 증거처럼 보인다. 그러나 삶을 자신의 온전함을 확인하는 여정으로 여기는 이에게 부족함은 오히려 자신의 온전함을 인지하고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생명과 삶을 바라보는 인식은 이토록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숲은 완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온전하기에 평화롭고 아름답다.
48 우리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련 규정을 정하기 전에 최대한 서로에게 아픔이 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58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생태교란종’으로 분류된 식물도 때때로 가뭄과 더위로부터 어린 나무를 보호하기도 했고 다른 ‘생태계 교란종’의 천적 역할을 하며 균형을 잡아주기도 했다. 누구 하나 자신의 존재를 내세우거나 감추지 않으면서 그저 자신으로 존재하며 동시에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었다.
60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처럼 규정이 규제가 되지 않게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우리의 경험과 지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93 다만 똑같은 행동을 했는데도 나이든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보다 더 큰 실망을 안겨 주는 이유는 살아 온 세월만큼 스스로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자기 배움의 기회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배우지 못했다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나이값’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것은 한 집단의 문화가 동의하는, 그가 살아 온 세월만큼 배웠으리라 생각되는 기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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