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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전략 삼국지 - 전60권 - 흑백
요코야마 미쓰테루 지음 / 대현출판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삼국지를 읽게 된 계기는 순전히 주변의 영향이다. 고등학교때는 서울대 수석합격한 사람이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었다고 해서 부지런히 빌려다 읽었고, 또 이번에는 가르치는 아이들이 삼국지 얘기만 나오면 정신없이 인물들을 물어대는 통에 그에 부응하기 위해 읽게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싸움얘기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한번의 전쟁에서 수만명씩 죽어나가면 그 시체는 어디로 갔을까.. 정말 중국땅이 넓고 인구도 많은가보구나 하는 생각만 들 뿐이다.
하지만 역시 삼국지의 백미는 다양한 인간군상이다. 자신은 그러한 능력이 없는 듯 하지만 덕으로써 능력있는 자들을 끌어 모으는 유비나, 자신의 능력으로 난관을 돌파하는 조조. 순간적인 실수로 운명을 달리하는 장비나 관우.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배신자에게 당하는 여포, 한 번 주군을 만난 뒤 끝까지 충성을 버리지 않는 조자룡... 하나 하나의 캐릭터들에 대한 관찰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한다.
그러나 이런 영웅담이 범하기 쉬운 실수는 역시 바로 인물, 영웅 중심의 사관이라 거다. 제갈공명이 죽은 뒤 힘없이 무너지는 촉군, 덕을 가진 유비와는 달리 맹탕맹탕한 유선.. 이러한 서술들은 과연 인물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하며 무릎을 치게 한다.
하지만 역사의 거대한 움직임이 결국은 어느 영웅 누군가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은 밑바닥에서 묵묵히 바뀌를 끄는 자들의 노고를 잊어버릴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적벽대전의 등장인물은 제갈공명이나 조조만이 아니라 궤멸당한 조조의 군사 20만명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