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자마자 단숨에 다 읽었다. 기자 출신 상담심리사인 저자의 문장은 쉽고 간결하고 명확해서 후루룩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고민의 깊이는 매우 깊다. 상실, 분열, 깨달음, 변화, 통합이라는 주제로 이어지는 책의 구성이 유기적이고 저자의 성장 여정을 함께 따라가며 공감하다 보면 저절로 한뼘 자란듯한 느낌이 든다. 엄마가 되고 힘든 점 중에 내 힘듦을 표현할 적절한 언어가 없다는 답답함이 컸다.저자가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겪은 일을 방대한 심리학 지식을 바탕으로 풀어서 쓴 글을 읽으니뭔가 흐릿하고 꽉 막힌 듯한 체증이 풀리며 명확해졌다. 개인으로 우뚝 선 저자의 성장도 놀랍지만 아이가 엄마의 성장을 바라보며 지지하고 응원하는 대목이 감동적이었다. 엄마가 자아 찾기에 나서면 죄책감에 시달리기 쉬운 우리사회에서 엄마의 개인으로서의 성장이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례를 저자의 뜨거운 문장으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요즘 엄마가 된 여성의 글이 많이 터져 나오는 것 같은데 그동안 목소리가 작았기에 정말 고무적인 일이다. 이 책을 읽고 엄마가 된 후 느끼게 된 분노와 고통에 언어를 찾아가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엄마라면 어느 육아서보다 이 책을 꼭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