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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 완전하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행복의 가능성들
성진환.오지은 지음 / 수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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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많은 인연을 만난다. 그 인연이 길고 짧은지는 대봐야 아는 사실이지만, 보통이라면, 오래 가는 인연보다는 잠시 가는 인연이 더 많은 편이다. 헤어짐을 기대하고 시작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사람과 언제까지 같이 있을 순 없겠지, 하는 생각을 마음 한 켠에 품고 사는 게 사람인 것 같다. 오지은 작가도 성진환 작가와의 연애가 나중엔 헤어져도, 지금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관계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람 인연이라는 것이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인지, 두 작가는 결혼해서 흑당이와 꼬마와 함께 네모를 이루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몽글몽글한 가족들,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가정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가족의 형태는 누가 정의하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결혼했다고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견을 키우는 것도 하나의 육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생명이라는 소중한 존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애정과 공부가 필요하다. 두 부부의 애정 어린 사랑을 받으며 자란 흑당이가 부럽기도 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던 나였지만, 이렇게 서로 배려하고, 서로 맞춰가는 관계라면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어렴풋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면서 본 보통의 결혼 생활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효도는 각자, 돈은 각자 열심히 벌고, 재미있는 일은 함께’라는 글을 본 순간, 현명한 규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명절에 고생해야 하는 사람은 주로 여성들이었고, 그에 대한 불만은 기사로 많이 접했다. 그래서인지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나도 모르게 스며든 것 같다. 한국에서의 결혼 생활은 내 부모가 아닌 배우자의 부모에게 더 많이 효도를 해야 하는 것일까와 같은 생각들. 결혼해도 효도는 각자 하는, 각자의 부모에게 더 최선을 다 할 수 있다면 분명 트러블은 줄어들 것이다.

돈을 자기가 벌었다면 그걸 어디다 쓰는 것에도 참견하지 않고,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해주면서 재미있는 일을 함께 할 수만 있다면 결혼에 대한 기존의 거부감과 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가의 생활과 마인드가 새롭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고 함께 하는 가정보다는 그렇지 않은 가정을 더 많이 보아서인 것 같다. 존중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지만, 내가 그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한 사람이 되기도 쉽지 않은 걸 알아서이기도 하다.

현재의 나는 아무래도 결혼을 하기에는 아직 먼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부부처럼 멋진 인연을 기대하기보다는 아직까지는 ‘나’라는 사람에 더 집중하고 싶다. 하지만 두 부부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듯이, 나도 잘 맞는 누군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은 분명 있다. 그 누군가가 없이 혼자 사는 것도 한 삶의 매력이 될 수도 있겠다. 내 행복의 모양은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모양이 뭐가 됐든 간에 행복해지고 싶은 한 사람이라는 건 분명하다.

어쩐지 귀여워서 계속 읽고 싶게 되는 일기와 진지하지만 사려 깊은 글을 보고 읽으면서 두 부부의 행복을 엿볼 수 있었다. 보고 읽기만 해도 그 행복이 느껴졌던 건, 이 가족이 정말로 행복한 가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나 인식 같은 것들이 이 책을 통해 꽤나 많이 변하게 된 것 같다. 소소하고 솔직한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존중’에 대한 태도도 배우게 된 것 같다. 주변 친구들에게 마구마구 보여주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도 정답이 없듯이, 결혼 생활에도 정답은 없다는 것. 동거인의 존재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고 싶다면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도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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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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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고양이 깜냥이 경비원이 되면서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새침하고 도도해보이지만, 실제는 따뜻한 마음씨로 사람들을 돕는 깜냥은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깜냥은 자신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생기면 바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깜냥이라는 캐릭터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활동한다. 사람이 아닌 동물이지만, 경비실에서 자고 아파트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서 들락날락한다. 넉살 좋고 새침하지만 사랑스러운 깜냥이라는 캐릭터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신비한 존재인 깜냥의 이야기는 책장도 가볍게 넘어가는 즐거운 동화이다.

-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슬프거나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춥고 배고프고 아플 때도 있지만, 그런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아. 힘든 시간을 이겨 내면 반드시 신나고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생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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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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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시절, 경상도 김해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그 마을에 살고 있는 버들은 10대 소녀로,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어머니와 남동생들과 살고 있다. 버들은 양반임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공부도 할 수 없다.

당시 일제 강점기 시대에는 사진결혼이라는 풍습이 존재했다. 사진결혼이란, 조선의 여성이 하와이 재외 동포와 사진만 교환하고 혼인하는 결혼이었다. 사진 신부가 된 버들은 하와이 이민선을 타고 두 친구, 홍주와 송화를 만나게 된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그들은 하와이로 향한다.

하지만, 사진만을 교환하는 만남의 성사는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홍주는 사진보다 스무 살은 늙어보이는 남자를 만나고, 송화는 게으르고 술주정이 심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버들만이 유일하게 사진과 같은 모습을 지닌 태완이란 남자를 마주한다. 그러나 태완은 버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는 떠나간다. 또한, 버들은 차별 당하고,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며 괴롭힘을 받는다.

그렇게 버들은 고단한 이민생활을 살아가면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주위 이민 여성들을 의지한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가족이 돼준다.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버들을 보며 가족의 존재란, 여성, 그리고 엄마의 존재란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 이금이 작가님의 <유진과 유진>을 감명깊게 읽었던 터라, 이번 책의 작가님이 공개됐을 때 읽으면서 '역시 몰입도가 높은 이유가 있었구나' 했어요. 일제 강점기 시절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이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번 책을 통해서 주류 역사에서 비켜나간 여성의 이야기가 더 많이 쓰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저도 여성들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 가지고 공부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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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순간들 - 박금산 소설집
박금산 지음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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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픽션이란, 1000자가 넘지 않은 콩트라고 한다. 이렇듯 이 책은 찰나의 순간들을 모아서 발단-전개-절정-결말이라는 구조를 통해 소설을 완성했다. 흔히 소설들을 보면 1부부터 시작하는 전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작가는 소설뿐만이 아닌, 소설론의 작법들을 차근차근 다가가고자 이러한 배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소설의 결말을 작가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앞과 뒷이야기들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의 공간들을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머릿말>에서 말한 부분이기도 한데, 작가는 독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남겨두었다.

박금산 작가는 대학에서 문창과 교수로써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장편 소설과 소설집을 내며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소설과 소설론, 이 두 가지를 한번에 가져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짧은 콩트소설로 어렵지 않게 독자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속에서 이야기를 찾아내며 소설의 구성에 대해 알려준다.

책 속 단편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그 뒷내용이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내 나름대로의 상상을 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었고요! 발단-전개-절정-결말, 이 4부의 앞에는 작가가 주는 나름의 중요한 구성설정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는데요. 짧은 내용임에 불구하고 실제 작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각각의 제목들도 위트있게 구성되어 있고, 짧은 내용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읽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시간 없이 바쁜 나날 중 독서를 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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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 번 듣고 싶었던 말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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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공감이 됐던 책이다.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나기 마련이다. 파도처럼 인생은 때론 크거나 작은 물결들이 모여 우리를 삼키고자 한다. 그 시간을 버틴다면 우리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번 박애희 작가의 신작은 슬픔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희망의 메세지를 담았다고 한다. 작가는 불안하고 힘겨운 상황이 올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신과 세상을 다루는 역량을 키우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등등의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인생에서 혼란을 겪었던 사람들의 극복 과정 등을 이 책에 녹아냈다고 한다. 인물들은 저마다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각자의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작가 또한 그 과정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의 고민 끝에서 발견한 자신의 이야기도 담아냈다.

작가는 이번 에세이를 통해 우리에게 담대하게 이야기한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때마다 좌절보다는 계속 묻고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면 우리 모두 자신만의 길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고. 우리 모두 이 책을 통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나 자신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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