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 -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인간관계 처방전
정재훈 지음 / 마인드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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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한 대학 동문의 결혼식에서의 일이다. 중국에서 함께 유학하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다른 학교로 편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갔던 나로써는 자그마치 4년만에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정말 오랜만이라며 반가운 인사가 오갔다. 잘 지냈니? 잘 지내셨어요? 하하호호 웃음 꽃이 피었다.


"야, 이제 너도 나이가 얼굴이 보이는구나."


내 나이 스물 두 살. 겨우 스물 두 살에 들을 이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어서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던 것 같다. 흔들리는 내 동공이 발화자를 찾아 허공을 헤맸다. 뭐라고 대답해주고는 싶은데 이대로 입을 열었다간 목소리가 떨릴 것 같았다. 결국 내 입에서 나간 말은... 


"그러게, 언니도 얼굴이 팍삭 늙었네."


그 나이 스물 넷이었다. 피차 대학생활을 일찍 시작해 그 자리에 있던 그 누구보다도 젊은 우리들이었는데. 상식적으로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고, 당연히 그 사람과 나는 그 후로 연락이 끊겼다. 함께 하하호호 보낸 추억의 빛이 바라는 순간이었다. 


이 책을 그 때 읽었다면 수 많은 밤 이불을 팡팡 찰 일은 없었을까? 어쩌면, 개그우먼 김숙처럼 두 눈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어? 상처주네?' 하면서 발화자로 하여금 머쓱하게 만들거나, 혹은 박진영처럼 '인맥'에 연연하지 않고 나 자신을 좀 더 다독이며 준비시키는 태도를 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때의 나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채도, 작가도 없었다. 그저 이 사람, 저 사람, 겪어보면서,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주면서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을 뿐이다. 


사회생활의 시작이 대학교부터라면, 2010년 시작된 대학생활 이후 자그마치 12년동안 끙끙 앓아가면서 상처에 연고를 발라가면서 얻은 대처방법들이 모두 들어있는 책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지 알 수가 없다며 울분을 토하는 내게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것이 있다. 그러니 그들의 단점을 통해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와 같은 교훈을 얻으면 된다던 룸메이트의 조언. 곤란한 상황에 빠지면 차라리 '모르는 척, 눈치 없는 척'을 하는게 현명하다는 걸 직접 몸으로 체득했던 나 자신. 


약 200권, 완독하는 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이 책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십 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던 '인간관계 대처법'의 입문 강의를 완강할 수 있다. 


더이상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wound-free한 인간이 되자! 

일일이 맞받아쳐줄 필요도 동요할 필요도 없다. 남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해줄 줄도 모르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자존감 낮아지는 게 제일 쓸 데 없는 짓이다. - P20

가격이나 브랜드를 차치하고서, 자신의 분위기와 느낌에 어울리는 향수를 찾는 노력과 수고를 했고 그 노력을 자신만의 향으로 보여줬다는 게 대단한 것이다. 하물며 향수도 이렇게 본인에게 찰떡 같이 맞는 것을 찾는 능력이 있으니, 당연히 상대박에게도 잘 맞추고 배려해주는 사람들이다. - P120

사람마다 자신의 그릇이라는 게 있다. 사람들은 그 그릇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며, 또 그에 맞는 사람들과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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