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합본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상수 옮김, 배미정 그림 / 신세계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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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양이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본 특이한 소설이다.
인간의 모순과 허영, 부조리를 고양이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아 독특하고 재밌었다. 익살스러운 문체로 보는 내내 간간히 웃게 된다.

이름도 없는 고양이는 우연히 선생 네 집에서 살게 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선생네 식구들과 지인들을 두루 보게 되고,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고양이의 시각으로 묘사하게 된다. 그러나 그중에 선생에 대한 고양이의 시각이 재미있다. 그 선생의 허영이 모든 인간들과 다를 바 없다 생각하니 그 모순된 자아상이 꼭 남 얘기 같지는 않다.
“끝끝내 껍데기 속에 틀어박힌 굴 근성을 간직하고 있다.”

고양이가 깨닫게 되는 진리들이 우스운 상황에 맞지 않게 너무나 심오해서 아이러니 하면서 재밌기도 하다. 하지만 그 깨달음들은 흘려듣기엔 인간의 삶에 너무나 적절하게 정곡을 찌른다.

허영의 극치인 주인과 남을 놀려먹기 좋아하는 괴짜 지식인 메이테이. 어수룩한 간게츠, 그 외 많은 인간 군상들의 대화에서 비쳐지는 속물근성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통찰력이 참신하고 새로워 자꾸 빠져들게 한다.

인간들을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해 어쩐지 통쾌한 기분이 들어 마치 나도 이 고양이와 한편이 된 것 같다. 볼수록 허를 찌르는 표현들이 한바탕 웃게 된다. 인간의 겉치레와 허세에 대한 고양이의 따끔한 일침이 빠른 템포의 문체에 더해져 책장을 덮을 때까지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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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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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공지영이 딸 위녕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산문집이다.
딸에 대한 격려와 조언이 따스하면서도 공감가고 마음속에 콕콕 박힌다.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네가 살아내는 오늘이기를...”
나는 이 구절을 오랫동안 곱씹게 된다. 나는 오늘을 정말 내가 살아내는 하루일까. 오늘날의 세상 모두에게 외치는 소리인 것 같다.

딸에게 좋은 책이나 인상 깊은 구절을 소개해 주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덕분에 좋은 정보를 많이 얻었다. 벌써 읽고 싶어지는 책이 몇 권이나 늘어났다.
메모해두고 싶어지는 구절이 굉장히 많았다.

“이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 네가 자신에게 선의와 긍지를 가지고 있다면 궁극적으로 너를 아프게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쩐지 사람을 씩씩하게 만드는 글이다. 첫 장에서 마지막장까지 이런 좋은 글귀들로 가득하다. 그야말로 응원의 메시지이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메시지들을 외쳐줄 것만 같다.

이글을 읽을수록 드는 생각은 나도 이렇게 나를 전적으로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 열린 사람. 삶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딸 위녕이 부러워진다. 이런 후원자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살면서 얼마나 든든할까..

마지막 에필로그에 위녕이 작가에게 보낸 편지가 나온다..편지에선 이런 엄마를 믿고 의지하는 딸의 모습이 그려져 왠지 흐뭇했다. 위녕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것 같은 상상이 들었다. 위녕에게도 또한 나 자신에게도 참 등대 같은 작품이다. 

사랑과 사람...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고찰, 나도 이렇게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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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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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오브아저씨와 메이 아줌마의 사랑을 묘사하는 아이의 순수한 시각이 다른 어떤 묘사보다 가슴 따뜻하고 슬픔이 더 생생히 전해진다. 글을 읽을 때 머릿속에 광경이 그려지는 책들이 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 그랬고, 이 책 역시 삽화가 더해져 읽을 때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항상 누군가 해야만 하는 숙제 같은 신세였던 서머.
오직 사랑뿐인 커다란 통 같았다는 메이 아줌마.
바람개비 예술가 오브 아저씨. 이 셋이 가난하지만 따뜻한 사랑이 흐르는 가정을 꾸리게 되지만 메이 아줌마는 죽게 되고, 남은 가족들이 이를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가족의 사랑이 너무나 진하게 전해져 슬프면서도 흐뭇했다. 오히려 담담한 묘사와 문체들이 그 사랑을 더욱 느끼게 한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도 그렇게 사랑받았을 것이다.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날 밤 오브아저씨와 메이 아줌마를 보면서 둘 사이에 흐르던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가족과 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표현들이 귀여우면서 웃음 짓게 된다. “처음에 그 트레일러는 마치 하늘나라에서 하느님이 가지고 놀다가 잘 못해서 떨어뜨린 장난감처럼 보였다. 트레일러는 아래로, 아래로 하염없이 떨어지다가 쿵하고 이 산에 내려앉은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묘사할 수 있을까..작가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후의 상실감, 그리움이 보는 사람까지 가슴 아프게 한다. 나또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기에 서머의 쓸쓸한 마음과 그리움이 너무 공감이 갔다. 읽자마자 눈물이 쏟아지는 게 아닌 담담한 문체로 슬픔이 전해져 더 가슴을 적시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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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 궁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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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귀 맞은 영혼”이라는 제목이 어쩐지 마음이 아파지면서 눈길을 끈다.
내가 수도 없이 겪는 열등감, 거절, 무시 등의 상처, 이 책에서는 <마음상함>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한 원인과 대처방법을 제시하는 심리학적 책이다. 나야말로 만성적으로 마음상한 상태에 빠져드는 사람 중에 하나다.

 마음이 상하게 되면, 분노와 경멸 같은 감정으로 마음을 다친 아픔에서 자신을 보호하게 된다는 글에서 현재의 내 모습이 너무 잘 반영되어 있었다. 내 안에 있는 원인 때문에 상대에게 전가시켜 미워하게 되는 경우가 나는 수도 없이 많다. 이런 부정적인 태도가 나의 일부임을 인정한다면 그 원인을 바깥으로 돌리는 것을 멈출 수 있다. 그리하여 자신을 너그러운 눈으로 관찰하고, 그 결과 다른 사람도 그렇게 대하게 된다고 한다. 스스로를 진단하고 마음을 완화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상처를 받는 것도 대개 잘 아는 사람을 통해서이다.”
나는 언제나 상대와 내가 의견이 같아야만 사이좋은 사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와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금만 틀어져도 마음이 상했던 것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기대는 커지며 마음상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나또한 누군가 비판하게 될 때 얼마나 신중한 태도로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마음상함의 원인은 결국 확대해석하는 나 자신에게 있다.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상처받을 일도 없는 것이다. 내 자아가 확실히 서 있어야하며 자신의 행복이 오로지 남에게 달려있다고 여기지 않는 자세가 중요함을 깨달았다.
“지금 내적인 충만감을 맛보는 것이야말로 마음상함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던 자신의 심리상태나 문제점을 참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해 놓아서 오히려 마음이 후련해지는 책이다. 누군가 내 마음을 이야기해주고 공감해 주는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내가 실제 상담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살면서 이런 감정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겠지만 상처로 인해 내 자신이 휘청거리지 않기 위해서 나는 이 책의 내용을 꼭 실천하려 한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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