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행복 플러스 -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댄 해리스 지음, 정경호 옮김 / 이지북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왜 ‘10%’일까? 책 제목을 읽고 잠시 생각했더랬다. 너무 소박한 거 아닌가. 자기계발서적이면 100% 정도는 제목에 붙여줘야 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실 저자 댄 해리스는 조금 낯선 이름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에 대해 너무나도 궁금해져서 참지 못하고 유튜브에서 ‘Dan Harris’를 검색해보았다. ABC 방송이 엄청 밀어주는 앵커라는 사실은 확실했다. 자기 책을 자기 방송에서 대놓고 소개할 수 있을 정도면 뭐 말 다한 거다. 나처럼 궁금해 할 분들을 위해 동영상 url을 적어 놓는다. http://www.youtube.com/watch?v=4sXBEfIXUno 이 동영상에서는 10년 전 댄 해리스가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 그러니까 책에서 불안장애를 느꼈다고 고백한 그 시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몇몇 인물들도 등장한다. 책 후반부에 언급된 페리스 힐튼과의 인터뷰도 연관 동영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책 앞부분에는 저자 댄 해리스가 종교 전문 기자가 되고, 그 후 종군기자로서 세계 분쟁 현장을 종횡무진 사연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에게 영향을 주었던 몇몇 종교인들 이야기가 나온다. 전쟁터에서 경험한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는 저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결국 우울증, 코카인, 엑스터시에까지 손을 댔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생방송에서 불안장애 때문에 더 이상 방송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저자는 신경 치료를 받게 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테드 해거드라는 목사가 살아가는 것을 보며 세속의 영역 너머에 무언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테드 목사는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위선적으로 살아온 사실이 밝혀져 교회를 떠나야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목사로서의 삶을 살려고 한다. 저자는 가식적으로 보이는 그 목사가 “나는 단 한 순간도 주님과 떨어져 있었던 적이 없습니다.”라며 자신의 신에게 끝까지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신적 존재를 의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전히 방송국 내 살벌한 경쟁에서 비롯되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있던 저자 댄 해리스. 그는 다행히 에크 하르트 톨레가 쓴 [새로운 지구: 삶의 목적을 일깨우는 소고]라는 책을 통해 머릿속 목소리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에고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책에는 머릿속 목소리를 어떻게 길들여야 하는지 나와 있지 않았고, 톨레를 직접 만나고 나서도 그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업무의 일환으로 여러 자기계발 전문가들을 만나보기도 하지만, [끌어당김의 법칙]을 옹호하는 조 비테일 같은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나폴레옹 힐이나 노먼 빈센트 필의 아류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된다.

 

그러다 마침내 저자는 불교에서 말하는 명상에 관한 책들을 읽고 나서야 마음의 안정에 이를 수 있는 실마리를 붙잡는다. 그리고 명상 피정 프로그램 참가를 계기로 그의 삶에서 서서히 명상이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물론 그 과정은 매우 지난한 것이었다. 저자는 명상이 누구나 하기 쉬운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명상에 대해 “아주 어려우면서도 격렬한 두뇌 운동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이 구성한 이야깃거리들이 코너 경합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저자의 마음속은 요동치곤 했다. 저자는 그래서 “마음 다스리기만으로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고민해야 했다.

 

해답은 이것이다. 정당한 분노는 표출하라. 표출하되, 그 방법이 극단적이어서는 안 된다. 요컨대 ‘반발’하지 말고 ‘반응’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명상을 통해 부정적 감정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어 얻는 것은 무엇인가? 현실적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는 않지만, 그 문제에 대한 섣부른 행동을 억제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명상을 한다고 해서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뒷짐 지듯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자존감까지 내버리라는 말도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배려심과 사려 깊음을 유지하면서도 열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 저자가 정리한 명상에 관한 고갱이, 이름 하여 ‘The Way of Worrier’을 적어본다.

 

1. 비열한 수단을 통해 이룩한 성공은 불행의 지름길이다.
2. (그리고/하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명상 수련을 한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말라.
3. 명상하라.
4. 불안정을 각오하고 안정을 추구하라. 다만 ‘소용이 있을 때까지’라는 소멸시효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5. 평온한 마음가짐은 창의성의 적이 아니다.
6. 긴장을 풀고 여유를 찾아라.
7. 겸손하면 백가지 난처한 경우를 모면한다.
8. 지나친 자책은 백해무익이다.
9. 결과에 초연한 마음가짐을 가져라.
10.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여전히 명상의 효과에 대해 미덥지 못한 분들이 계실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명상에 관한 과학의 연구 성과를 잠깐이라도 언급해야겠다. 명상가들의 두뇌 회백질 변화는 하버드의 임상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인간의 뇌는 성인기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는 신경과학 부문의 오랜 도그마가 무너진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하는 수련법인 메타 명상에 관해 말한다면, 메타 명상을 한 피실험자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 분비량이 아주 적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코티솔은 심장마비, 치마, 암,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다. 남을 위한 명상이 실은 자신에게 유익한 것이었다는 말이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나는 겨우 10%가 뭐냐며 작은 불만을 말했다. 그 불만을 거둬들여야겠다. 행복 10% 증가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았으니까. 지금부터 일 년에 10%씩 행복해진다면 10년 후에 나는 지금보다 얼마나 행복한 상태일까?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약 2.6배라는 답이 나온다. 그러니까 10%가 결코 만만한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6.7배, 30년 후에는 무려 행복이 17.4배나 증가한다! 내가 명상을 지속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명상의 엄청난 효과를 알게 된 이상 가만있는 건 손해지 싶다. 무엇보다 나도 끊임없이 으르렁거리는 머릿속 짐승을 길들이고 싶다. 그러니까 당장 내가 해야 할 것은 이 책 부록에 있는 ‘명상 수련 지침’을 한 번 더 읽고 실천해 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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