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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강아지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10
박정섭 지음 / 웅진주니어 / 2018년 3월
평점 :
때로는 짧은 글이 수많은 말을 대신할 수 있다.
간단한 일러스트에 짧은 멘트, 이는 오늘날 우리가 선호하는 화려함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간결함 속에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한다면,
이 짧은 메시지는 그 어떤 화려함보다 우리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말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에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책들을 좋아한다.
이 글에서 소개할 '검은 강아지'도 이런 책이다.
이 책은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를 강아지의 시점에서 표현했다.
강아지가 얼마나 충성심이 있는 동물인지 안다면, 저 말만으로도 이 이야기가 얼마나 슬픈지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줄거리를 나누고 싶지만, 이야기에 반전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만 나눠야 할 것 같다.
(이 짧은 이야기에 반전 요소를 심어놓은 작가분이 대단하다.)
한편 개인적으로 그림책의 발전에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나는 그림책의 정의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왔다.
그림과 책, 어떠한 내용을 그림을 통해 쉽게 전달하고 싶을 때 그림책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접한 그림책은 나에게 그동안 그림책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콘텐츠 쪽의 발전이 돋보였다.
이 책은 책 자체뿐만 아니라 QR코드로 애니메이션(뮤직비디오)을, CD로 BGM을 제공한다.
그림책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여 시각적 영역을 시청각 영역까지 확대했다.
또한 이 과정 속에 책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영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책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신선하고, 좋았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 분야가 얼마나 발전될지 기대가 된다.
종합하면, 이 책은 얇은 책 속에 많은 걸 담아냈다.
책의 본분에도, 그림책의 본분에도, 콘텐츠적인 부분에도 충실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짧은 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