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29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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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이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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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재미있습니다. 바다라서 좋고, 북해를 바라보는 하이네의 표현이 좋습니다. 읽기 쉬운 시라서 더 좋고요. 맘에 드는 두 편의 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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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질문

바닷가에, 황량한 밤 바닷가에
어떤 젊은이가 서 있다.
..
침울한 입술로 그는 파도에게 묻는다.
...
말해다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
늘 그렇듯 파도는 웅얼거리고,
바람이 불면 구름은 달아나며,
별들은 무심하게 차갑게 반짝일 뿐.
그런데 바보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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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속에 '인생을 바라보는 하이네의 시선'과 '바다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마음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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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뱃멀미

... 뱃멀미가 난 나는 여전히 돛대에 기대앉아
자신에 대해 고찰해 본다.
...
그러는 동안 배는
거칠게 덮쳐 오는 파도와 싸운다.
...
아무튼 어리석음과 불공정이
그대를 온통 뒤덮고 있을지라도, 오 독일이여!
그럼에도 난 그대를 갈망한다네:
적어도 그대는 단단한 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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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멀미가 나는 와중에 생각에 빠져드는 시인도 웃기지만, 또 그 가운데 독일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그래도 땅이라는 이유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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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는 1,2부는 시 / 3부는 산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도 잘 쓰는데, 산문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산문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기분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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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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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0 내 영혼을 사랑하듯 나는 바다를 사랑한다.
심지어 바다는 원래 내 영혼 그 자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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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바라보는 하이네의 생각이 온전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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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_르그랑의 책
다양한 주제와 테마를 20장에 걸쳐 말합니다. 정신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게 하이네의 의도라고 합니다.
사적인 이야기, 정치와 역사문제, 문학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이 지점에서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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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 연작은 바다에서 오래 산 시인이 나에게 바다의 온갖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주는 느낌입니다.
북해 3부와 이념_르그랑의 책은 하이네와 같이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말이 많고 지식이 많은 하이네요...ㅋㅋㅋ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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