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말 특이한 주제의 책이다.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도 가야와 신라시대 손잡이잔을 주제로 오로지 손잡이잔을 이야기한다.머리글에 나와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는 순간, 나도 손잡이 잔이 좋아지기 시작했다.P.5 옛사람들이 남겨놓은 상당수의 물건과 이미지에는 신실한 마음과 한없는 정성, 그리고 무심함이 스며 있고, 당대 삶의 이치와 그로 인해 배태된 아름다움이 격조있게 눌려있다. ... 우리 옛 물건들이 지닌 미감의 특성 하나는 '생활 감정의 규모'를 결코 넘지 않는 점이다. 우리의 생활에 녹아있는 일상 물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위 글에서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이미 나는 손잡이 잔에, 아니 우리 선조들의 일상 생활의 아름다움에 녹아들고 있었다..P.222의 사색하듯 기울어진 오리 대가리정말 많은 손잡이잔의 사진이 있지만, 기억에 남는 부분은 오리의 형상을 하고 있는 손잡이잔이다.세련되고 아름답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잔이다. 오리형토기는 신에게 드리는 그릇으로서 제기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새는 영혼의 전달자, 농사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곡령신을 나타낸다. 결국 새는 영원한 순환과 영혼을 인도하는 매개자로서 인식되었다. 과거 조상들의 생각과 생활이 아름답게 녹아있는 잔이라고 생각한다. 새를 바라보며 세상을 바라보는 가야인들의 생각이 담긴 것 같아 더 아름다워 보인다..이 외에도 수많은 잔의 사진과 설명이 함께 있다. 혼자 봤다면 별 생각없이 넘어갈 수도 있었던 손잡이잔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세한 설명과 이 잔을 만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함께 읽으니 잔 하나하나가 정말 가치있는 잔으로 보인다. 최근 읽었던 책 중에 재미있는 주제였다. .하루하루 바쁜 현대인의 삶을 살아가면서, 나는 컵 하나를 유심히 봤던 기억이 있나 싶다. 일상의 물건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오늘 물 한 잔을 마실 때 컵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 별 거 아닌 컵도 아름다울 수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