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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 야루 산문집
야루 지음 / 마이마이 / 2020년 2월
평점 :
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이책을 펼치기 전에 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좀 과거의 무언가를 그리워 하는 이의 이야기려니 했다.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며 어? 이 분 나랑 연배가 비슷한가? 아니~ 취향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며 어느새 빛바랜 나만의 사진첩을 넘기는 기분이 들었다.
내 아이의 것이라면 비슷하게 찍힌 사진 두장을 놓고 어느 것을 삭제하지 못하고 저장하고 있는 나처럼 작가의 어머니는 자녀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계셨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것일까? 자식을 위한 것일까?
아마도 어머니 자신을 위한 것이 더 클 것이다. 아이의 것이라면 어느 것 하나도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으셨을 테니.......
한스 밴드 -오락실
닮긴 누굴 닮아
와다다다
우리 조카 손목 시계
생활 기록물
네 아빠는 어쩜
돼지는 꿀꿀. 오리는 꽥꽥
맙소사
불치병
이문세 -조조할인
비밀 일기
그림 일기
허재와 강동희
똑똑똑 누구십니까
천하무적
둥글게 둥글게
일요일은 내가 요리사
가만히 눈을 감고
지지배배 지지배배
김성재 -말하자면
John
누가 남자 아니랄까봐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아시아의 호랑이
공간과 공감
맴맴맴
환풍기
얇은 긴팔
양수경 -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기묘한 이야기
동띵동띵
공간의 완성
인품을 사려거든
펠레와 마라도나
남대문 과학자
어미새와 아기새
청개구리
솔리드 - 나만의 친구
자양강장제
빛이 나는 순간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한일전
알고 있지만 나는 두려워
한번만 더
용두사미
괘종시계와 짜장면
박정운 - 오늘 같은 밤이면
사랑으로
좋아하는 일
내가 밥을 사지 뭐
쪼르르 옹기종기
기원합니다.
되감기
누가,언제,어디서
거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뜬눈
봄 여름 가을 겨울 -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초등학교 아니 그땐 국민학교
1995년 9월 22일
아차차차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종로좌판
담배가게 아저씨
키높이 운동화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터넷이 연결되었습니다.
의정부행
보보 - 늦은 후회
작고 예쁜 것들을 선물하는 것
이 질문은 이번이 마지막이예요
그래서 그랬던 거야
미지근한 이야기
도봉산 역
그깟 양말 한 짝
잊는게 어디 있겠어, 그냥 줄여가는 거지
만화경
박기영 - 마지막 사랑
추억 사랑만큼
맛없는 설렁탕
너무 늦은 말이 되었지만
스카비오사
슬픈 혼잣말
민들레 씨
안녕하세요.
제목 미정


타자기, 재봉틀, LP, 괘종시게 같은 오래된 것들을 보고 찾고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를 바라보며 조용하고 편안한 찾집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 나오고 나와 단짝인 친구와 별것도 아닌 수다를 떠는 기분을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이 많은 것도 특별한 사진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찌 보면 이런 사진은 왜 찍어서 책에 담았을까 싶은 사진도 있다. 그렇게 내 시간을 흐르는 하나하나가 소중히 여겼을 마음이 보였다.
결혼을 하고 떠난 친정 동네는 이제 낯선 공간으로 바뀌어 옛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한달만 눈 여겨 보지 않아도 새롭게 들어선 건물이며 가게며 장식들이 눈이 돌아가게 만드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조금은 숨을 쉬어도 된다고, 쉬어 가도 된다고 조용히 다독여 주는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락기가 덩그러니 마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누구하나 달라드는 아이가 없다.
저마다 핸드폰을 손에 들고 최신 유행하는 게임을 한다. 손 안에서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언제든지 듣고 싶은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정성들여 한 곡씩 녹음하며 전해 줄 이를 생각했던 마음은 어디로 갔을까?
그 마음만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잊고 있었을 뿐!!!
조용히 미소지으며 옛 친구를 떠올리고 , 언젠가 마음에 담았던 이를 생각하고, 나에게 사랑을 쏟아주셨던 부모님을 떠올리게 해 준 것은 작가의 의도일까?
담담한 듯하면서도 개구지고 장난스러운 그러면서도 어딘가 어른스러운 글들이 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