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호실의 기적
쥘리앵 상드렐 지음, 유민정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405호실의 기적

 

기적이라는 말이 뒤에 붙어서 병원이라는 단어를 반사적으로 떠올린 책이다.

유난히 병원 출입이 잦았던 두아이를 키우면서 병원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나로서는 망설이다 선택한 책이다.

병원에서 일어난 좀 감동적인 이야기이겠거니 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읽는 독자는 '루이의 엄마 델마처럼 난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길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무리 내 아이에게 힘을 주고자 한다고 델마처럼 용감하게 세상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싶었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 그 어느 날 일어난 참사는 델마를 또 다른 삶의 주체로 깨닫게 해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가장으로, 한 부모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경제적으로도 완벽한 독립을 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를 키우며 직장인으로서 자리를 지키는 것은 맞벌이 부부보다 훨씬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런 현실은 다른 나라의 경우도 비숫한 것 같다. 일단은 우리나라와 다른 병원 체계로 인한 좀 더 독창적인 발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의 경우라면 병원 간병 문제만으로도 발목이 잡혀 감히 꿈도 꾸지 못했을 테니....... 아이의 기적노트를 실현해 나가는 엄마, 환경적인 배경을 뒤로 하더라도 델마의 용기는 칭잔해 줄 만하고, 그것만으로도 기적이다. 그  딸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읽는 내내 내 엄마가 떠 올라 가슴 한켠이 아릿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그 시간은 정말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 이제는 부모보다는 친구를 더 찾는 아이가 있고 조금 더 있으면 이성 친구를, 배우자와 함께 하고자 곁을 떠나 보내야 한다. 누구와의 관계인들 시간이 아깝지 않을까? 아이의 어린 시절 사진을 머리 맡에 인화해서 여러장을 번갈아 가며 보는 요즘, 옆에 있을 때 한 마디라도 더 들어주고 내가 가진 사랑을 더 주고자 노력하게 하는 책이다.


부모로서 말썽피우는 아이는 살짝 미워질 때, 엄마에게 실망해서 내가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가 아닐까 의심하는 아이가 이 책을 읽는다면, 단번에 그런 미움과 의심은 사라질 것이다. 가볍게 한 말이지만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어떻게 간단히 정의하고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좀 더 명확하게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부디 세상 모든 곳에서 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모든 이들이 주변의 사랑으로 믿음으로 하루 빨리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해 본다.

 

"그렇지 않아. 네가 틀렸어. 넌 네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란다. 네가 그렇게 생각 안 할 뿐이지. 그 부정적인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야 해. 내가 곁에 있잖아. 루이가 곁에 있잖아. 의사들은 거짓말 하지 않아 우리 꼬마 루이를 붙잡아두고 있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얘기야. 너는 강하다, 델마. 오래도록 네게 얘기한 적 없지만, 난 네가 자랑스럽단다. 지금의 모습으로 자란 네가 자랑스러워."

"말도 안 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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