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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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은 사후에 최고의 유머 문학 작품을 쓴 작가에게 '스티븐 리콕 유머상'이 생겨나게 한 유머 작가이다. 풍자 문학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어느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에도 작은 세상이 담겨 있다.
어디엔가 존재할 법한 가상의 도시 마리포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임에도 그리고 현재를 그리고 있지 않음에도 어쩐지 우리는 어렵지 않게 이야기 속의 장면들을  머리속에 그려낼 수 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사람 사는 이야기는 비슷한 것 같다.
책 속의 등장인물들은 실제 저자의 친구들을 모티브로 하여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재창조되었다고 한다.  캐릭터들은 우리 주위에 한 번쯤 있을법한 친숙함으로 존재를 뽑낸다. 작가의 유머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부조리함에 대해 과하지 않은 익살스러움으로 표현되고 있다. 넘치는 열정과 생생하게 익살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며 등장인물들의 허를 찌르는 대화 묘사는 폭소를 책을 읽으며 주위를 둘러보게 할 만큼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러브스토리는 반전에 반전, 꼬리를 물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게 과연 소소한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가 싶기도 하다. 외환은행 직원인 피터 펍킨은 페퍼리 판사의 딸 제나를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반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서로에게 끌리며 사랑을 속삭이지만 지나친 신분 차이에 절망하다 괴로움 끝에 자살을 결심한다. 은행에 보관된 권총으로 생을 마감하려는 그 순간, 은행강도 사건 한가운데로 휩쓸리게 되고 눈뜨고 보니 하루아침에 영웅이 된 피터 펍킨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이다.
노란색 바탕에 꽃그림이 그려져 있는 표지는 우리가 '촌스럽다'는 이미지를 떠올릴 때 대표적으로 꽃무늬를 떠올리는데 그래서 어쩌면 촌극이라는 제목에 너무도 잘 맞는 표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스럽기도 하면서 무언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것 같은 이 봄날에 기분좋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정함, 부당함, 고정관념을 넘어서서 내가 살 던 고향은~ 유쾌한 기억만을 갖고 싶은 기억의 왜곡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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