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뇌가 집중하는 법 - ADHD를 위한 시작과 끝맺음의 전략
정재균 지음 / 시공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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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시공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ADHD 아이를 키우면서 늘 궁금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는데 왜 시작하지 못할까?

좋아하는 일에는 놀라울 정도로 집중하면서 왜 해야 하는 일에는 그렇게 산만할까?

매번 같은 일로 실랑이를 반복하는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연습일까, 아니면 다른 방법일까?


《산만한 뇌가 집중하는 법》을 읽으면서

그동안 반짝이를 키우며 품었던

여러 질문의 답을 하나씩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책이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 아니라,

스스로 ADHD의 특성을 이해하고 싶은

성인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DHD를 이해하고

실질적인 생활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바이블 같은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약물 치료 3년 차, 이제는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반짝이는 ADHD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시작한 지 어느덧 3년 차입니다.

처음에는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감정이 올라오면 조절하기 어려웠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친구들과 부딪히는 일도 잦았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예전보다 감정 조절과 행동 조절이 나아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친구들과 종종 다투고 오는 날도 있고요.

단지 그런 일이 일어나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겠지요.


반짝이 아빠는 제가 아이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만큼,

한편으로는 기준치가 많이 낮아진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닐 겁니다.


초등학교 중학년이 된 반짝이를 보면서 저희 부부의 고민도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문제를 넘어 실질적인 학습 능력,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해내는 힘,

그리고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ADHD라는 특성을 떠나서도

아이가 성장하면 양육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저희 부부가 바꾼 것 중 하나는 보상을 줄이고,

아이에게 의지를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해야하는 것.

이제는 스스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어쩌면 저희도 모르는 사이 아이에게

의지를 요구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특히 기억에 남은 내용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 ADHD의 뇌는 의지보다 흥미와 자극에 반응한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ADHD의 뇌가 흥미, 도전, 새로움, 긴급성에 반응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저도 ADHD는 도파민 시스템과 관련이 있고,

전두엽의 발달과 실행 기능에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명확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 있습니다.


아이의 뇌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방식으로만 노력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의지력으로 해결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더 지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아이에게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행동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겠지요.

책을 읽으며 제가 떠올린 방법은 이런 것들입니다.


제출일 보다 하루 앞당겨 긴급성을 만들어 주기

공부할 때는 핸드폰을 옆에 두고 참으라고 하기보다 아예 거실에 두기

집에서 집중하기 어렵다면 도서관처럼 공부에 적합한 공간 이용하기

해야 할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미리 치워두기


생각해 보면 모두 의지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아이에게 핸드폰을 보지 말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핸드폰이 눈앞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훨씬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가 아이의 주의력과 자기 조절을 돕는다면,

그 효과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했던 부분입니다.

반짝이는 분명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숙제를 먼저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시작하기 전까지 시간을 최대한 끌고,

부모와 실랑이를 하며 서로 진을 빼기도 합니다.


막상 시작하면 잘하는데 말이지요.

책에서는 이를 실행 기능의 문제로 설명합니다.

실행 기능은 지금 하고 싶은 것과

나중에 필요한 것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해 순서대로 진행하며,

목표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뇌의 조절 기능.


ADHD가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도

어떻게 시작할지,

어떤 순서로 할지,

얼마나 집중할지 조율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니 반짝이에게서 보았던 여러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시작을 미루기도 하고,

과제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면 다른 행동으로 주의를 돌리기도 합니다.

당장 쉽고 편한 일을 선택하면서 해야 할 일을 미루는 모습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을 단순히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해석하면

아이와 부모 모두 힘들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책에서는 시작을 돕는 세 가지 전략을 소개합니다.


① 잘게 썰기

목표는 일단 시작하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생각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작게 나누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집 한 장을 풀어야 한다면

한 장을 모두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첫 번째 문제부터 시작하도록 돕는 것이지요.


② 시동 걸기

딱 10분만 해보는 규칙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일을 끝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우선 10분 동안 시작해 보는 것입니다.

정말 하기 어렵다면 멈춰도 된다는 여지를 주어 시작에 대한 부담을 낮춥니다.


③ 미리 답 정해두기

어떤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정해두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문제가 어려우면 일단 차가운 물을 마신다'처럼 행동을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것이지요.

저는 이 세 가지 방법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왜 시작하지 않느냐고 묻기보다

어떻게 하면 시작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보상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꿔야 할까?

최근 저희 부부는 아이에게 제공하던 보상을 줄였습니다.

처음에는 해야 할 일을 마치면

게임이나 TV를 볼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이는 해야 할 일을 끝내는 것보다

게임이나 TV를 보는 데 관심이 쏠렸고,

보상을 받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대충 끝내려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보상 자체를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보상이 문제라기보다

어떤 보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닐까?


책에서는 ADHD의 뇌가 흥미와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설명합니다.


흥미가 없는 일에 집중하고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를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지요.


사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재미있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을 반복해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주변에서는

게으른 사람, 눈치 없는 사람,

배려가 부족한 사람,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가 아이에게 전달되는 피드백을 유독 신경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신경 쓰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과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멋진 사람으로 평가받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듣다 보면

아이 스스로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수 있고,

불안이나 자기 비하,

낮아진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기보다 어떤 방법으로 해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보상에 관해 새롭게 생각한 부분도 있습니다.

게임이나 유튜브처럼 강한 자극을 주는 보상은 즐거움을 주지만,

그 이후 상대적으로 자극이 적은 공부나 숙제로 돌아가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단순히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소모형 보상보다

다음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투자형 보상에 주목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필기도구를 함께 구매하기

좋아하는 초코라떼를 사주며 엄마와 이야기 나누기

공부에 필요한 물건을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하기

아이가 노력한 과정을 인정하고 다음 활동에 필요한 즐거움을 연결하기


저는 그동안 보상이 아이의 행동을

움직이는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해야 할 일을 마치는 것보다 보상을 받는 데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보상을 완전히 없애는 것과

보상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보상을 없애는 데 집중하기보다

아이에게 어떤 보상이 건강한 동기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ADHD의 하이퍼포커스,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습니다.

책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또 다른 내용은

하이퍼포커스에 관한 설명입니다.

ADHD라고 하면 흔히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일에는

놀라울 정도로 깊이 몰입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집중은 장점으로 나타날 때는

높은 몰입과 집중력이 되지만,

때로는 다른 일을 하지 못할 정도의

과몰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 반짝이 아빠가 아이와

도서관에 다녀온 뒤 깜짝 놀라며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으로 반짝이가 그렇게 집중하는 모습을 봤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도서관에서 거의 2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고,

그중 수학 문제집을 푸는 데만 1시간 넘게 집중했다고 합니다.


특히 어려운 문제는 한 문제에 30분 정도

시간을 들여 고민하기도 했다며 아빠가 무척 뿌듯해했습니다.


평소에는 공부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변의 작은 자극에도 쉽게 주의를 돌리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도전할 만한

과제를 만났을 때는 이렇게 깊이

몰입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책에서는 ADHD 아이들이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물론 모든 ADHD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학이라는 과목에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전,

정답을 찾아가는 흥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다는 점에서

ADHD의 흥미 기반 신경계와 잘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짝이의 모습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는 순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과 과제에서

집중력이 발휘되는지도 관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DHD의 뇌를 이해하는 것에서 생활 전략을 찾는 책

이 책은 ADHD를 가진 성인과

청소년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여러 어려움을 설명합니다.


특히 저자가 성인이 된 후

자신의 ADHD를 알게 된 정신과 의사라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의료진으로서 환자를 진료하며 이해하는 것과

자신이 직접 ADHD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은 분명 다른 부분이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인지 책에는 단순한 의학적 설명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공부하다가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종이에 적어두고 나중에 확인하는 방법도 유용하게 느꼈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다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하던 일을 멈추는 경우가 있는데,

생각을 종이에 적어두고 지금 하던 일을 마친 뒤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그 밖에도 ADHD의 뇌가 시간을 인식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관한 설명까지,

그동안 아이를 키우며 궁금했던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반짝이를 키우면서 저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참 많은 것을 공부했습니다.

ADHD의 특성, 약물 치료, 감정 조절, 실행 기능, 또래 관계까지.


그런데 아이가 성장하면서 고민도 달라지고,

예전에 알았다고 생각했던 내용도 새로운 상황에서 다시 질문하게 됩니다.


이번에 《산만한 뇌가 집중하는 법》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조건 더 많은 노력과 의지는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에게 할 수 있느냐고 묻기 전에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


의지를 요구하기 전에 환경을 바꾸고,

시작을 어려워한다면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작게 나누고,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주는 것.


ADHD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행동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짝이가 앞으로 자신의 강점은 살리고

어려움은 스스로 조절해 나갈 수 있도록

저도 계속 배우고 고민해야겠습니다.


ADHD 아이를 키우며 아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혹은 지금까지 해온 방법을 바꿔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저에게는 아이를 이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계기가 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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