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휴대전화 소리를 죽이고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모든게 거추장스러웠다. 매트리스를 누르는 자신의 몸무게도, 감은 채 파르르 떨리는 양 눈꺼풀도, 뇌의 틀을 맴도는 말벌 같은 생각들도, 요즘 그는 종종 힘이 들었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났다. 생은 그를 여기까지 데려와놓고 그가 이제 어떻게든 살아보려니까 힘을 설설 빼며, 이제 그만, 그만 살 준비를 해, 그러는 것 같았다. 희망이 없어, 그는 흐느끼듯 중얼거렸다. 차라리 단칼에 끊어내고 싶다. 증발하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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