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자살클럽 열린책들 세계문학 224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임종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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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너도 주머니에 돈을 좀 챙겨. 그래야 공평하지. 난 이미 내 몫을 챙겼으니. 그런데 말이야,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은 운이 좋아 주머니에 여윳돈이 좀 생기면, 말하기 부끄럽지만, 꼭 지켜야 할 행동 수칙이란 게 있어. 한턱을 내지 않기, 비싼 수업 교재를 사지 않기, 오래된 빚을 갚지 않기, 빌리고 빌려 주지 않기. 바로 이런 거야.」 맥팔레인이 말했다.

「맥팔레인.」 페테스가 여전히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난 선배를 위해서 목숨을 걸었어요.」

「나를 위해서라고?」 울프가 소리쳤다. 「오, 왜 이래! 내가 보기에 그건 순전히 너 자신을 지키려고 한 일이야. 생각해 봐. 내게 문제가 생기면, 넌 어떻게 될 것 같나? 이 두 번째 작은 사건은 분명히 첫 번째 사건에서 연유한 거야. 그레이 씨는 갤브레이스 양의 속편이라고. 시작하지 않았으면 멈출 일도 없었겠지. 하지만 일단 시작을 했으면 그 일을 계속해야 하는 거야. 그게 진리야. 사악한 자에게 휴식 따윈 없어.」

끔찍할 정도로 눈앞이 캄캄한 느낌과 운명이 자신을 배반했다는 예감이 이 불행한 학생의 영혼을 휘어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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