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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윤슬이 빛날 때
박소현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5월
평점 :
|추천사
p.5
누구의 삶이든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게 바로 문학은 되지 않는다. 글로 적는 사람이 선택을 하고 배치를 하는, 이른바 구성을 해야 문학이 된다. … 이야기를 구성하여 글로 내놓는 사람, 그가 작가이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든 다른 사람의 이야기든 글로 표현할 땐 글쓴이 자신의 의도를 글에 담는다. 그런 점에서 박소현에게 수필은 잘 맞는 옷 내지는 맞춤한 그릇이다.
이 책을 펴자마자, 추천사 문장이 이렇게 남는 건 오랜만이다. 책에 관한 추천사이기도 하겠지만 작가 박상률이 생각하는 문학이라는 그릇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겠지.
문학을 설명하려 애쓰는 것보다 한 문장의 인용이 속이 트이게 하는 것 같다.
|설레다
p.114-118
윤성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피아노에 빠진 일화가 담긴 글.
남편월급 200이 안 되던 시절 6개월 할부로 200만 원 신제품 피아노를 덜컥 산 저자. 남편의 지지를 힘입어 열심히 피아노를 배우고, 덕분에 육아에 지칠 때 피아노는 좋은 취미가 되었다. 그러다 볼링에 빠졌지만, 세월이 흘러 딸도 피아노를 배웠다. 딸이 고3이 되어 안방으로 옮기게 된 피아노. 숨이 막힐 정도로 커다란 피아노가 답답한 나머지, 충독적으로 80만원 대 중고시세로 피아노를 팔고 만다. 딸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사라진 피아노에 울고불고, 남편도 왜 팔았는지 넌지시 물어보는데, 저도 모르게 하는 충동적인 선택에 이유가 있을까.
설렘은 잠시다. 하지만 그 잠시의 설렘 덕에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기억을 얻을 수 있다면, 숱한 기억들 속 새싹처럼 연약한 설렘이라도 간직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니 설렘의 흔적을 담고 있는 손때 묻은 물건은 누구에게라도 충분히, 설렘과 좋은 기억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 같다.
내 삶을 담은 글이 문학이 될 수 있는 것은, 저자처럼 누군가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를 쓰고 싶어지는 글을 읽는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다.
*본 매거진을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서평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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