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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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태양 」 #마윤제 / #특별한서재

#신간도서 #협찬도서 #소설 #장편소설

 

제목 8월의 태양은 참 무덥고, 강렬하다. 

7월의 더위를 적응하고 나니, 8월의 더위는 조금 더 두텁고 익숙한 느낌이다. 이 소설의 제목에서 오는 느낌이 이렇다.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한 막대한 권력, 재력, 체력, 두뇌를 소유한 강태호가 어머니를 차지하고 집을 차지하고 동네에 군림하는 동안 어린 소년이 청년으로 자라간다. 

강태호를 향한 질투, 투지, 복수심 같은 것들이 성장의 발판이 되고 어머니를 닮은 윤주로부터 안정감을 얻는다. 실패와 도전, 그리고 비슷한 또래를 만나며 일어나는 복잡한 그들만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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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2 

돌이켜보면 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경험하기 힘든 일들을 불과 열여덟 살에 겪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내 삶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그 자장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난 아직도 강태호란 사람에 관해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그건 내 심장이 바닷속에 잠든 아버지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강태호를 내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날이 올까. 그건 알 수 없다. 내일이 될 수도 있고 영원히 그런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껏 그는 내게 단 한 번도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다정한 눈길을 준 적이 없었다. 뱃고놀이 명단에서 내 이름을 본 순간 난 그가 내 잘못에 벌을 내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그가 나를 뱃고놀이에 참여시킨 건 나약한 육체와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려준 것이었다. 끝없이 싸워 이겨야만 험난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가르쳐준 것이다. 내가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강자가 되길 원한 것이었다. 그것이 평범한 부자 관계를 실기하고 거친 삶을 살아온 그가 자기 아들을 대하는 삶의 태도였고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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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이 아무리 무덥고 뜨겁다 해도 겨울이 다가오며 무더움은 모습을 감춘다. 성장 끝에 남는 건 시야의 변화, 낮은 곳에서 바라본 세상과 높은 곳에서 바라본 세상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소설의 중심 줄거리와 관계없이, 그 부분이 남았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진짜 진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때 비로소 (되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성장하게 된다. 


성장이란, 알고 있던 세계관을 넘었을 때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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