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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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행복

김미원 수필집 / 특별한 서재


#도서협찬 #특별한서재신간평가단3기

 

이 땅에 단단한 행복은 없다. 절대자가 선물하지 않는 행복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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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줄거리와 직접적인 상관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은 덕에 며칠 전의 나는 이랬었구나.’ 하는 감정을 인지할 수 있었다.

한동안 강박적으로 문장을 지어냈다. 차라리 시간을 지켜내면 좋았으련만. 문장 하나하나를 적어내는 행위를 강박적으로 하려던 사실을, 그 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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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의 제목은 불안한 행복이다. 행복이 불안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행복이 불안한 게 아니라,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이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제목의 부제가 삶은 불안을 기억하며 행복해진다.’라 한 것 아닐까.

 

초반부의 내용에서, 저자는 삶과 죽음에 관에 이야기한다.

 

글을 쓰면서 지혜의 끝에 다다른 듯 희열을 느낀다. 인생 최고의 지혜는 죽음을 의식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소리꾼 장사익의 모든 노래는 레퀴엠이다. 그의 노래는 눈물을 흘리게 하지만 살아갈 힘을 준다. p.30

 

레퀴엠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이다. 살아있는 자가 죽은 자를 위로한다는 발상은 전통적인 것이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살아있는 자가 맞닥뜨린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일 것이다. 받아들임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우리는 추스를 힘을 얻는다. 그러니 인용 구절의 눈물을 흘리게 하지만 살아갈 힘을 준다.’는 말이 맞다.

 

내가 우울한가. 아니다. 오히려 죽음을 기억하면서 삶이 더 행복해졌다. 한시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 다시는 오지 않을 이 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연필로 진중하게 꼭꼭 눌러 쓴 일기장처럼 인생을 살 수 있다. 어느 한순간도 흘려보내지 않고 사는 것처럼 살고 싶다. 정직하게, 에두르지 않고. 돌아가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고 아름다운 것들로 넘쳐나지 않는가. p.31

 

변곡점만을 바라보며 이도 저도 아닌 중간 어딘가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작가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이야기들 속에서, 분명 하나쯤은 해당될 부분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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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이라는 표현이 오래간만에 세련되게 느껴진다.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글을 읽을 때, 솔직하지만 적당히 고른 숨으로 엮어 내려간 간결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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