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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엄마이고 싶다
이슬인 지음 / 예담Friend / 201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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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의 신간 육아서 <나는 좋은 엄마이고
싶다>를 읽었다.
육아서가 나오면 저자가 누구인지를 항상 먼저 보게 되는데 이번에
책을 내신 이슬인 님은 작가를 꿈꾸던 두 아들의 엄마이다.
물론 작가로서 소설도 냈고 자녀들이 어릴때 독서 공부방도
운영했다고 한다.
저자에게 주목할 점은 공부를 최우선으로 둔 교육이 아니었음에도
두 아들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공부해서 각각 영재고, 과학고를 거쳐 서울대,카이스트, 포스텍 등을 '선택'해서 진학하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열심히 살고 있다는 점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수재를 배출한
'비법', '사교육 로드맵' 등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따라 해외생활을 4년간 하고 돌아와서 한국 교육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경험,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들과의 게임과의 전쟁 등을 언급하며 엄마로서 마음을 어떻게 다잡고 아이를 이끌어 주었는지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그 마음을
책에 담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는 적어도 10살이상은 차이나는
저자의 시선이 요즘 내 또래의 엄마들과 조금은 다르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그런건 자잘한 것들로 여겨졌다. 책 속 내용들이 '선배맘'으로서 이제
막 학부모가 되는 나에게 주는 충고라 생각하고 고맙게 읽었던 책이다.
작은 소제목만 들여다봐도 '아이가 고분고분하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관심과 간섭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엄마들 모임에 정보없다','상상력, 창의력보다 배려심이 먼저다','남과 다를 수 있는
용기가 경쟁력이다' 등 눈길을 끄는 말들이 한가득이었다. 그냥 그 소제목만 보면서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일어날 갈등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성적이 떨어지는 고등학생 아들이 걱정되어 잔소리를 한 엄마와
그런 엄마를 사채업자 같다고 반항하는 tv속 사연을 전해주면서 차라리 엄마가 바빠서 간섭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저자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엄마의 마음이 불안하다면 취미나 봉사활동등으로 엄마가 바빠야 아이에게 불필요한 '간섭'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나도 전업주부인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을 소홀히 한다거나 내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 아이한테 너무 집중하지 말고 나만의 '바쁜 일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나도 저자처럼 책을 읽거나 뭔가를 계속 탐구하면서 지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부모의 간섭이 아이를 엇나가게 함은 물론이고, 부모의 힘에 어떨
수 없이 굴복하는 아이는 속으로 단단한 벽을 쌓고 때를 기다린다는 부분은 오늘 아침의 나를 다시 한번 뜨끔하게 만들었다. 아직은 아이들이 내
억압과 힘에 눌리는 시기지만 눈빛이 점점 '억울함' 이 남아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p.91
자녀가 독립적인 존재, 능동적인 존재가 되길 바란다면 부모가 자녀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자녀와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잔소리를 줄이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자는 '아빠'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스갯소리로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아이를 잘 키운다고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아빠의 역할과 위치가 얼마나 아이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강조하고 있어서 '공부' 보단
'가족'을 중심으로 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p. 105 아빠와 아이들의 사이가 서먹서먹해지고
아이들이 아빠를 돈 버는 기계 정도로 느끼는 데는 아빠들한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 중략- 아이의 공부를 떠나서라도 아빠는 가정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특히 아들은 아빠를 역할 모델 삼아 성장한다. 아빠가 가정에서 하는 것을 보고 배워서 미래의 아내와 자식에게 그대로 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업보다는 배려심과 인성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
시켜주는 대목에서 창의성이나 상상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공중도덕과 질서, 예의를 무시하는 행동을 엄마들이 좋게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점을 언급했을 때, 내가 겪은 여러 가지 불쾌한 경험들이 떠올라서 공감하게 되었다.
p.156 요즘 젊은이들이 도무지 무기력하고 비판적이고 끈기도 없고 열정도 없고 부모에게 의지만 하려
든다고 걱정들을 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 인생을 부모 마음대로 세팅해놓고 그 매뉴얼대로 길렀으면서 정작 잘못되면 아이들 탓만
한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무기력증에 빠질 정도로 온 힘이 소진되어 버렸다면 놀라고 슬퍼해야 할 일인데도, 여전히 아이를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실어 나르기에 바쁘다. 아이의 상처 입은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해 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족집게 강사를 섭외해 팀 수업을 진행할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었다.
p. 216 내 아이는 엄마인 내가 잘 알지 않겠는가. 내 아이가 뭘 좋아하고,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왜 남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가. 내 아이한테 좋은 내용의 책을 직접 고르면 될 것을, 왜 누가 콕 집어서 책 이름을 대줘야 하는가 말이다.
남의 아이가 그 책을 읽고 효과를 봤다고 우리 아이도 똑같은 효과를 보란 법은 없다. 가정환경이 다르고, 엄마 아빠가 다르고, 먹을거리가
다르고, 유전자가 다른데 어떻게 효과가 같을 수 있겠는가.
위의 인용구를 읽고, 결국 나는 이 책에서 '특목고' '명문대'
자녀의 교육비법을 콕 집어서 알아낼 수는 없었지만, 저자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어땠는지를 배우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줬다고 말할 수 있겠다.
* 위즈덤 하우스 소셜평가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