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인문학 -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
이지성 지음 / 차이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을 많이 들여 읽었지만 글쎄요.

저는 이지성씨의 책은 제대로 읽은건 이게 두 번째인 것 같습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앞부분 좀 읽다 말았거든요.  '독서천재 홍대리'는 괜찮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으며 초반에는 메모를 했던 부분이 많았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지식인들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평생 책과 담을 쌓은 사람일수록 인문학에 제대로 빠지면 놀라운 성장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략-

인문학의 본질인 '생각'은 인문학의, 목적인 '행ㅂ독'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중략-

인문학의 우주는 책이 아닌 당신의, 내면에 있음을.  -p.88 

인문학을 거의 모르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위의 문구는 솔깃했습니다.  '제대로 빠져볼까?' 하는 호기심도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아래의 부분을 읽고 다시 한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안팎으로 평범한데, 내 인생의 행복을 위해 나는 인문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요. 나한테 어떤 도움을, 가르침을 주는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아무리 위대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몸과 마음이 온통 평범한 것에 둘러싸여 있다면 평범한 존재밖에 될 수 없다.  하지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몸과 마음이 늘 위대한 것과 만난다면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  -p.90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다 보면 저자의 인생사가 너무나 파란만장하고 지금의 유명세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입니다.  초등교사의 안정된 신분이었지만 20억이라는 보증빚으로 이미 바닥을 찍어본적이 있었고,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인문학 전도사로서 국내외 다양한 활동을 하고 원하는 성공을 일궈낸 사람이더군요.  본인은 인문학에 눈뜨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책의 앞부분은 문명의 발달, 과학기술의 발전, 서구사회의 어마어마한 자산가들을 모조리 '인문학'과 결부지어 모든 성공과 발전의 근원이 생각하는 힘과 인문학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꽤 구체적으로 기업이름과 인물의 이름을 언급하기 떄문에 읽는 동안은 '오....' 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우리 나라의 기업에 불어온 인문학 열풍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도 새롭게 알게 되고 '그랬던가?'하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우리 나라에서 인문학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을 '부'의 수단으로 쓰기 위함이며 아주 속물적인 의도가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또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오랜 세월 잘못된 교육 시스템 덕분에 '생각'을 제대로 할 줄 모른채 인문학을 '주입식'으로 배우려 하고 활용하려 한다는 부분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스스로 깨달아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 읽고 듣고 배워서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 누군가의 성공에 자극받아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  안타깝게도 세번째 부류가 무척 많다. -p.126 

 

 

경제고전을 추천하는 부분은 관심있으신 분들에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더군요.

저는 후반의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법 10가지 방법을 유심히 읽어보았고 또 그 앞 부분에 저자가 고전을 읽고 어떤 식으로 '사색'을 할지 논제를 쭉 나열한 부분을 열심히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저에겐 너무 어렴고 까마득 했어요.

관련 고전을 다 섭렵하고 어느 관점에서 논해야 할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었어요.

예를들면

 

-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나오는 페리클레스의 추도연설을 읽고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사색해보라.

 

- 현대 민주주의 헌법의 기초가 된 바이마르 헌법을 탄생시킬 정도로 위대한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었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국민이 투표로 나치당을 집권당으로 선출하고, 당수 히틀러를 독일 총리 자리에 오르게 한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고 이를 플라톤의 입장에서 사색해 보라.

 

 

그런데 이런 논제를 풀기 위해 우리가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입시공부 같은 사색'이라고 하네요.

책에는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아무튼 저자가 의도하는 인문학의 필요성, 생각하는 방법, 나를 위해 발전시키는 방법들은 저한텐 너무 어렵게 느껴젔습니다.  이지성씨는 온 국민이 인문학으로 사상을 계몽해야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이 나오고 앞으로 살기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처럼 시종일관 인문학 '으쌰으쌰'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 같았습니다.

 

취지와 내용은 제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이해못하고 있는 저같은 독자를 이지성씨는 한탄하겠죠.

그런데 저는 왜 이 책이 살짝 반감이 드는걸까요...저자는 인문학 교육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고 해외아동은 물론 우리나라의 아이들에게도 인문학 '봉사'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아!!!  신도가 아닌데 억지로 교회에 나오라는 '전도'를 받은 느낌이랄까요.

내 마음이 아직 인문학을 받을 준비가 안되었나 봅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중간까지는 좋았고 뒷부분은 어려우면서도 생각을 안하게 되더라는....

'아무생각도 안하고 싶다 / 이미 아무생각도 안하고 있지만 / 더 열정적으로 아무생각도 안하고 싶다'

라는 S카드 광고 문구만 머리속에 가득 입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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