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주 저희 지역 엄마들의 독서모임은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을 읽고 만났답니다.

아이건강, 학교행사 등으로 많이 모이지 못하고 총3명이 함께 했지요.

그런데 모두 책표지가 달라요~  모순이란 책이 세상에 나온지 오래 되다 보니 옷을 여러 번 갈아입었네요.

가장 최근에 구입하신 분의 책은 '빨간표지' 입니다. ㅎㅎㅎ

 

아마 이 책을 아시는 분들은 학창시절에 만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이번에 처음 읽어봤어요.

어쩜 이렇게 제목을 잘 지었을까!!! 읽는 내내, 그리고 책을 덮고 한동안 감탄했답니다.

연애소설인듯 하면서도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주인공 안진진은 25세 아가씨 입니다.  자라온 환경이 좋지 않아요.  술만 먹으면 행패 부리고 무능력한 아버지와는 수년간 연락이 끊겼고 생계를 위해 억척스럽게 양말과 속옷 노점을 하며 생계를 이어온 엄마, 그리고 말썽만 일으키던 동생은 조폭에 몸을 담고 '비둘기'라고 일컬어지는 애인 때문에 살인미수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안진진에게는 두 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요즘말로 하면 관리에 들어간 어장남이라고 하면 딱일 것 같아요.

가난한 야생화 사진작가이자 무뚝뚝한, 툭하면 연락이 끊기는 김장우.  하지만 그의 자유로운 영혼과 섬세한 마음이 안진진을 사로잡습니다. (이런 나쁜남자) 

그리고 또 한 명은 번듯한 직장에 집안도 번듯한 나영규.  이 사람은 모든게 계획되어 있어요.  언제 어디에서 만나서 어떤 코스로 데이트를 하고 (메뉴, 행선지 등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짜놓습니다.) 안진진에게 청혼도 아주 계획대로 진행하는 남자입니다. (결혼하고 보니 이런남자가 더 좋더라는!)

 

안진진에게는 엄마와 일란성 쌍둥이인 이모가 있습니다.  이모는 엄마와 다르게 너무나 부유하고 교양있는 가정을 꾸리고 안진진 남매와 정반대로 외국유학을 하고 있는 아들,딸도 있습니다.  이모부는 너무나 가정적이고 매사에 철두철미 합니다.  안진진의 엄마는 술주정 부리는 남편에게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시절 수시로 새벽에 안진진 남매를 이모집으로 피신시키곤 했습니다.

 

이 정도의 인물 설정, 감이 오시나요?  정말 치밀하게 잘 짜여진 모순의 구도들이었습니다.

안진진의 아버지는 어린시절 그렇게 폭군이었지만 소설 후반에는 너무나 나약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엄마는 지지리 힘들게 살고 이모는 편안하게 살지만 이모는 그 편안함에 숨을 못쉬고 있었습니다.

남동생은 조폭생활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애인 때문에 아주 여린 모습을 보이고요.

김장우와 나영규 사이에서 갈등하는 안진진은 두 사람의 너무 다른 모습과 데이트 상황에 갈팡질팡 합니다.  그리고 안진진의 화살은 그 의 인생을 반영해 한번 유턴을 하게 됩니다.

 

인물만 가지고 한참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소설 <모순>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양귀자 작가님을 알게 되어 너무 좋았고 다음에 또 이 분의 작품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책을 다 읽은지 한참 되었는데 이렇게 기억이 생생한 걸 보면 제가 정말 인상깊게 읽었나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