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긴 생각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이어령 지음 / 시공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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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소포를 포장하던 그 종이를 살짝 뜯어 낸듯한 표지가 참 독특합니다.  살짝 엿보는 느낌인 걸까요, 아니면 살짝 들춰봤는데 볼게 많은 걸까요.
유명한 이어령 작가님이지만 <짧은 이야기 긴 생각>은 저한테 첫 책이랍니다.  마침 독서모임에서 같이 읽기로 한 책이라 이렇게 예쁜책을 들고 모여 앉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에세이를 몇 권 읽었는데 크게 보면 맥락은 비슷해요.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는지, 아픈 마음은 어떻게 다스리는지 예쁜 그림과 문장들로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거든요. <짧은 이야기, 긴 생각> 만의 특징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이어령 작가의 오랜 작가생활의 연륜, 인생의 경험과 지식이 책에 묻어난다는 점일 겁니다. 
 
우리말과 영어, 라틴어 등 언어의 근본을 놓고 인생에 비유했던 몇 가지 일화도 재미있고 기억에 남고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얕은 지식이 아니라서 읽는 즐거움이 더 컸던 책 같습니다.
 
몇몇 이야기들은 뒷부분에 별도로 '깊이읽기' 코너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본문 이야기의 부연설명이 나와있는데 이 부분을 읽고 나면 본문의 내용들이 좀더 심금을 울리고 여운이 크게 느껴진답니다. 깊이 읽기 코너에는 설명글 외에도 QR코드가 있어서 감동적인 동영상 감상이 가능합니다.
 

 

 

 

 

 

 

 

 

 

 

 
 
위 사진의 내용은 '구구소한도' 라는 내용입니다.
9x9 = 81. 81송이의 매화를 그려 창에 붙이고 동지날 부터 한송이씩 칠해나가며 겨울을 보냅니다.  창문의 매화가 모두 홍매화가 되면 이윽고 봄이온다고 하니 봄을 기다리는 조상들의 지혜와 운치를 느낄 수 있지요.  본문 내용으로도, 동영상으로도 참 아름답고 멋지다는 느낌이 들었던 내용이었습니다.
 
한석봉 어미니에 관한 내용은 현대를 반영한 새로운 해석으로 접근해서  신선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석봉과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불을 끄고 떡을 써는 어머니와 붓글씨를 쓰는 한석봉에 대한 내용이지요.
그 해석은 한석봉이 아직 실력이 모자르니 더 연마할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었는데, 이어령 작가님의 새로운 해석은 불 끈 방에서 떡을 썰 듯이 기계적 반복 노동을 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뜻 없이 암기하고 반복적인 훈련으로 만들어진 숙련공 보다 나만의 개성과 창조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청진기에 대한 내용은 60여년 전 우리 나라의 한 여의사가 차가운 청진기를 품에 지니고 있다가 환자들이 편안하게 진찰을 받을 수 있게 했다는 내용인데 이러한 모습을 일컬어 위에 있는 사람이 아래이거나 동등한 위치의 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음을 '섬김의 리더십'이라 한답니다.
내용만 읽었는데 왠지 미소가 나오는 그런 따뜻한 글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식상할 수 있는 그런 에세이 종류에서도 이어령 작가님의 책은 좀 더 우아하고 진중한 이야기가 실려있어서 좋았습니다.
깊이읽기 코너도 꼭 읽어보세요.  바로 그 코너가 이 책의 차별화된 부분입니다.^^
 
이 가을 차분하게 사색하며 읽기에 너무 좋았던 <짧은 이야기 긴 생각> 이었습니다.
 
 
 
 
*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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