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 고쳐 주세요 느림보 그림책 46
서화교 글, 오승민 그림 / 느림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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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그림책 신간 <46.지퍼 고쳐 주세요>를 만났습니다.

큰 딸아이가 6세인데 얼마나 잔소리할 일이 많아지던지. 잔소리하는 저도 물론 괴롭고 짜증나지만 듣는 아이는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요.

돌아서면 아이에게 잔소리만 너무 퍼부은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 마음을 이해해야지 하고 반성하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잔소리는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되고 있었습니다.

 

<지퍼 고쳐 주세요>는 국내작가의 작품입니다.  강아지 도란이는 항상 엄마의 잔소리에 귀가 따가울 지경입니다.

작가는 엄마의 '폭풍 잔소리' 장면을 시커먼 열차를 타고 엄청 빠른 속도로, 그리고 이미 입모양은 확성기로 변해있으며,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엄마 개로 표현했습니다.  뾰족하게 날아오는 엄마의 잔소리는 강아지 도란이의 몸에 꽂힐듯이 쏟아집니다. 잔소리의 내용들은 앞으로 제가 자주 하게될 그런 말들이더군요. 글씨가 이게 뭐야, 숙제부터 하고 놀아, 00는 시험에서 하나도 안틀렸대...

 

도란이 옷 지퍼가 고장나서 옷수선집에 갔는데 귀처럼 생긴 지퍼를 도란이가 신기하게 여겨 귀에 갖다 대자마자 지퍼가 귀에 붙습니다.도란이는 놀라서 지퍼가 귀에 붙었다고 하지만 엄마는 또 꾀피우냐며 잔소리 일색입니다. 엄마의 잔소리가 들리는 지금은 아직 지퍼가 열려있는 상태이고요. 귀에 붙은 지퍼를 닫으니 엄마의 잔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습니다.  도란이는 듣고싶은 말만 들을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아예 수학시간에는 귀의 지퍼를 닫고 가만히 앉아있고요.  그러다가 친구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지퍼를 열려는데 지퍼가 고장이 납니다. 옷수선집에 가봤지만 수선집 아주머니는 귀에 달린 지퍼에 대해 영 모르는 눈치입니다.  이때부터 도란이는 소리를 들을 수 없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점점 두려움과 무서운 생각이 들어 온통 빨갛고 까만 세상으로 보일지경입니다.

공포감이 점점 엄마의 잔소리가 그리울 지경이 되고 온힘을 다해 울고 몸부림치니 지퍼가 열립니다.  역시나 엄마는 잔소리 기차가 되어 엄청난 잔소리를 퍼붓고 있고요.  하지만 도란이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눈물바람으로 엄마를 향해 뛰어갑니다.

 

이 책은 딸 아이가 재미있게 읽긴 했으나 결말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주제가 '엄마의 잔소리도 달게 듣자'는 것인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지낼 수는 없다' 인지, '세상의 모든 소리가 소중하다' 라는 것인지 명확하게 와닿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지퍼가 고장나서 아무소리도 들을 수 없는 장면에서 싫어하는 잔소리나 지겨운 수업을 안들어서 좋았으나 tv,게임,위험한 경고음 까지 듣지 못해 점점 두려워하는 장면이 있었기에 어찌보면 '소리의 중요성, 못 듣는 불편함'을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그림책의 마지막에 한 컷을 더 추가해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첫 장면의 폭풍 잔소리 장면은 저와 아이 모두 웃으면서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는데, 저는 나름대로 이 책이 잔소리에 대한 아이의 속상한 마음이나 엄마의 진심이 담긴 것이 아니었나 추측을 했었는데 그 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재미로 읽기에는 괜찮았던, 하지만 마지막의 주제부각이 조금 아쉬웠던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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