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4 : 세조·예종·성종 - 백성들의 지옥, 공신들의 낙원 조선왕조실록 4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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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이 많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기에 조선왕조실록도 언젠가는 전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네요. 그러던 중 <조선왕조실록 4>를 읽을 기회가 생겼어요. 앞선 왕들의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세조, 예종, 성종 시대의 이야기도 궁금했네요. 특히 정통성 없는 정권에서 벌어지는 왕과 공신들 간의 격렬한 투쟁을 다루고 있다고 하고 '백성들의 지옥, 공신들의 낙원'이라는 부제가 너무 뇌리에 박혀서 더 궁금해진 책이었어요.




1부 세조 - 성군을 꿈꾸었던 참군

세조는 자신이 임금의 자질을 타고 났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문무에 재능도 있었기에 세조가 만약 장남으로 태어나서 자연스럽게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면 훌륭한 왕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수양대군 이유는 차남으로 태어나 왕위를 꿈꿨네요. 할아버지 태종 이방원이 무력으로 왕위를 차지한 것처럼 손에 피를 묻히면서까지 왕위에 오르게 되네요. 그러나 태종의 시대는 명분 없이도 왕이 되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개국 초와 달리 성리학의 이념이 자리잡은 세조시대때는 정당성이 필요했어요. 그런 정당성이 없이 찬탈하여 왕위에 올랐기에 백성과 유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네요

게다가 공신과 외척을 제거하면서 백성을 위한 성군이 되었던 태종과 달리 공신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과한 대우를 해주는 세조의 모습이 어이없게만 느껴졌어요. 백성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여 지지세력이 공신들밖에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단종 측 신하들의 땅과 더불어 단종의 신부까지 달라고 했다는 공신들의 행태가 참 황망하기까지 하더라구요. 결국 세조 14년 세자에게 전위하여 예종시대가 열리게 되네요.


2부 예종 - 공신집단에 칼을 거눴던 젊은 왕

태종이 공신들을 숙청해 깨끗한 조정을 세종에게 남겨준 것과 달리 세조는 자신의 동지인 공신의 힘이 강한 조정을 예종에게 남겨줬어요. 결국 열여덟의 나이로 즉위한 예종은 아버지의 동지들과 피터지는 싸움을 벌여야했지요. 예종은 즉위 직후부터 공신들의 각종 특권에 손을 대고 백성들의 고초를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즉위 1년 2개월만에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 다시 공신들의 나라로 돌아가게 되네요.



3부 성종 - 공신과 사림 사이의 줄타기

열두살의 어린 나이에 즉위하게 된 성종은 공신들을 모두 적으로 몰아서 숙부인 예종이 죽임을 당한 것을 알고 있기에 공신세력을 견제할 사림을 등장시켜 왕권을 강화시켰네요. 그리고 성종의 치세동안 유연하고 비상한 정치력으로

공신과 사림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했지만 여성문제에 있어서는 참..할말이 없네요.. 4명의 왕후와 8명의 후궁 등 무려 12명의 부인을 두었고 그들과의 사이에서 16명의 왕자와 12명의 공주, 옹주를 두었으니 어찌 문제가 안 생기겠어요. 세자의 모친에게 사약을 내려 죽이고 세자에게 정치력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일로 인해 연산군의 비극, 조선의 비극이 시작되게 만들었네요.


책의 끝부분에는 세조 · 예종 · 성종 연표가 있어서 역사적 사실을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었네요.




기존에 봤던 조선왕조실록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책이었어요. 새로운 해석과 역사적 상상력으로 만나는 조선의 500년 역사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색다른 해석으로 세조와 예종, 성종을 바라보니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다른 모습도 많이 알게 되었네요.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정통성 없는 왕권으로 인해 왕과 공신들을 위한 정책만을 펼치느라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게 만들기도 하고, 도대체 권력이 무엇이길래 아들의 의문스러운 죽음마저도 무시하고 권력을 잡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참 이해가 안되네요. 읽는 내내 정말 이 시기가 공신들에게는 낙원이었을지 모르겠으나 백성에게는 지옥같은 시기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이런 역사도 잘 알고 있어야 교훈을 얻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다른 왕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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